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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게 교사의 권위를 지켜라
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1.06.16 조회수 22

"어머, 이 정도는 봐주셔야지요. ○○학교는 되는데 왜 우리만 안 되나요?"

"아이스 크림 하나씩 팍팍 돌려요. 환경미화 일등 했으면 한 턱 내야지."

"선생님, 2천원만 꿔 주세요."

아침마다 교문에서 벌어지는 교사와 아이들의 입씨름, 툭하면 먹을 것을 사 달라고 조르는 천방지축 아이들, 만만한 선생님을 골라 우정 손을 내밀며 돈을 꾸는 아이들……. 어디 그뿐인가? 교복인지 미니 스커트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점점 짧아지는 치마 길이, 존댓말 같기도 하고 반말 같기도 한 묘한 말씨. 교사와 아이 간에 날마다 벌어지는 전쟁은 도대체 교사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 고뇌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급변하는 학교 환경은 교사에게 보다 분명한 가치관과 정체성을 요구하고 있다.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져야 함은 물론이다.

30대 초반의 권 선생은 아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자칭 신세대 교사이지만 말씨 하나만큼은 세심하게 챙긴다. "저 화장실 갔다 오면 안 되나요?" 하면 "안 돼. 지금 네가 스스로 안 된다고 했잖니? 저 화장실 가고 싶습니다 로 바꿔 봐." 그렇게 긍정적이고 트인 말씨를 갖도록 습관을 들인다. 아이들은 친숙한 권 선생이지만 분명한 언어 예절을 강조하는 인격적인 면이 있기에 권 선생을 진짜 '선생님' 으로 대한다.

여학교에 근무하는 조 선생은 말썽쟁이들에게 아름다운 시 한수씩을 선물한다. 때로 간절한 내용을 담은 편지를 건네기도 한다. 조그만 체격에 항상 내성적인 선생님이지만 이제 웬만한 아이들은 조 선생의 깊은 내면 세계에 호기심을 갖고 정중하게 대한다.

진 선생은 아이들이 쓰는 은어를 완벽하게 파악해서 버릇없는 아이를 만나면 더 생생한 '그들만의 언어' 로 기를 팍팍 죽인다. 아이들은 진 선생을 실력 있고 배짱 두둑한 선생님으로 좋아한다.

좋은 교사를 영어로 '굿 티처(Good teacher)' 라고 한다. 반대로 나쁜 교사는 '푸어 티처 (Poor teacher)' 라고 한다. 가난하여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 줄 것도 없는 교사를 가리키는 것이다. 지식의 빈곤, 철학의 부재, 소신 없는 가치관, 불의를 보면 잘 참을 수 있는 교사……. 교사라면 누구나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신이 굿 티처인지 아니면 푸어 티쳐인지 말이다.

교사의 권위는 이제 수동적인 방어 본능이나 '에헴' 으로 표현되는 권위로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나만의 노하우' 를 갈고 닦아 진실과 애정을 섞어 자신 있게 아이들 앞에 내밀어야 한다. 스스로의 모습을 억지로 꾸미려 하거나 구태여 움츠러들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진솔하게 속마음을 내보이며 당당하게 아이들 앞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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