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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아이들은 불안하다
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1.03.08 조회수 31

"소파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다가 무심코 벽에 걸린 액자를 왼쪽부터 차례로 하나 둘 헤아린다. 반복해서 또 역순으로 헤아린다."

누구에게나 있는 가벼운 강박증세 가운데 하나다. 스트레스가 많은 요즘 아이들은 여러 가지 강박증에 시달린다. 틱 현상에서부터 이상한 소리 내기, 불면증, 자해 등 증세가 심각한 경우도 심심찮게 목격되지만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지 막연하다.

민섭이는 여름 내내 왼손에 면장갑을 끼고 다니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지영이는 열 손가락의 손톱이 반들반들 닳아서 뭉툭해졌다.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볼펜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 바람개비처럼 돌려 대거나 다리를 쉴 새 없이 떨거나 한쪽 눈을 끊임없이 깜박거리는 틱 현상을 보인다.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성숙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중에는 수업 시간에 은밀하게 두 다리를 비비꼬며 자위 행위에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 틱 현상은 초등학교 때는 여러 가지를 번갈아 가면서 탐닉하는 경향으로 나타나다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그 가운데 가장 심리적인 중독감을 안겨 주는 것 한 가지에 몰두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그런 행위가 심해지면 건강도 해치게 되고 심리적인 불안감도 심해져 정신질환을 앓게 될 쉬 있다.

중2 민섭이는 늘 손에 더러운 것이 묻지 않았나 노심초사하는 강박증과 가벼운 자페증세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엄마를 모셔서 면담해 보니 놀랍게도 엄마 역시 밀라루로 떡반죽한 것처럼 닮은 증세를 갖고 있었다. 매사에 완벽을 요구하는 엄마의 생활 태도에 민섭이는 주눅이 들고 열등감에 빠졌던 것이다. 엄마에게 오해받지 않도록 자세히 설명을 드리고 합동 치료를 부탁했다.

우선 민섭이를 학급일에 적급 참여시키고 교외 백일장에 내보내는 등 부드럽게 긴장감을 풀어 주는 이완 요법을 썼다.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한 민섭이가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기 시작한 것을 확인하자, 이번에는 반대 요법을 적용했다. 대걸레를 빨고 난 시커먼 물에 갑자기 손을 집어넣어 마음의 벽을 트는 강화 요법을 적용했다.민섭이는 기절 직전까지 갈 만큼 화들짝 놀라 펄쩍 뛰었지만 강박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민섭이의 강박증은 6개월 만에 치유되었다.

그 밖에 아이들은 ㅌ기 장해를 비롯한 가벼운 강박증을 저마다 몸에 지니고 산다.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서 예쁜 손을 망치는 아이는 담임과 부모님의 양해하에 좋아하는 매니큐어를칠해 주든가 '손톱 깨물기 기록장'을 쓰게 하여 일일 횟수를 기록하고 줄어들 때마다 보상을 해 주면 차츰 안정을 찾게 된다.

수업 시간에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고 눈의 초점을 자주 흐리고 책걸상을 붙여 다리를 뻗어 꼬는 행위를 반복하는 아이는 자위 행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눈여겨 살펴보다가 '확인이 되면 아이가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잘 타일러 주고, 특히 심부름을 자주 시키고 칭찬을 많이 해 주도록 한다. 수업 중 자위 행위를 하는 아이들은 대개 영리하고 성취 의욕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틱 현상이나 강박증은 누구나 경험해 보는 불안심리의 표출이며 성인이라고 에외는 아니다. 교사의 땀으로 이루어지는 생활지도는 때로 의사의 치료 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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