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찬이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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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남현아 | 등록일 | 11.10.26 | 조회수 | 47 |
병찬이에게 너가 나한테 "내 편지 읽고 답장 안하겠지?"라고 떠보면서 말했을 때 너의 속 뜻을 이해하지 못한건 '아냐. 꼭 답해주길 바라'라는 말을 돌려 말한거였잖아, 그치? 근데 답장이 좀 늦었네. 미안, 내 얘기 쓰느라고 니가 써준 편지를 잊어버리고 있었어. 얼마전에 다녀온 수학페스티벌은 너무 재밌었어.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고,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인 것 같아. 너도 같이 참가했으면 좋았을텐데.. 내년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 기회가 있다면 더 많이 준비해서 같이 나갔으면 좋겠고. 대회장 사진이 발랄하게 나왔다는 점은 좋게 들을게. 애들은 힘들어가지고 저녁으로 먹은 벌집삼겹살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먹을정도였다는데, 난 쌩쌩했던 것 같아. 솔직히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웠어. 그정도로 재밌었거든, 의자가 모자라서 서있어야 되서 다리가 아프긴 했지만. 페스티벌 장소가 너랑 같이 나갔던 과학 발명품 경진대회 장소와 비슷한거 나도 느꼈었는데, 너도 느꼈구나! 그 것도 진짜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인상깊은 추억이네. 발명일지 쓰느라 고생하고, 교장선생님 앞에서 발표할 땐 그렇게 떨릴 수가 없었는데.. 막상 대회 나가서 사람들 많으니깐 하나도 안떨리고 심사의원 언제오나 기다려지고, 그랬었잖아. 그리고 우리가 그 대회 아니였으면 언제 또 둘이 청주에서 갈비탕을 먹어봤겠니. 생각해보니깐 너랑 있었던 사건사고가 꽤 많네. 싸우기도 더럽게 많이 싸웠고, 또 놀땐 정신없이 신나게 놀았던 것 같아. 너무 지나치게 놀다가 내 왼손에 한달동안 붕대를 감게 된 일도 너랑 놀다가 벌여진 일이고. 내가 가끔 '안병찬 진짜 특이하다고', '넌 진짜 잊어버릴래야 잊어버릴 수 없을 것 같다고.' 장난스럽게 이런얘기 하는데 진심이야. 다른 남자애들보다 서스럼없이 얘기하면서 놀 수 있었어. 그런 널 어떻게 잊어버릴 수가 있겠니! 혹시 잊어버릴 것 같다, 싶으면 왼손에 난 상처자국 보면서 니 생각을 하도록 하지. "여자애가 손에 상처가 뭐니" 하시면서 커서 수술하라고 하시는 분도 많은데, 불편한게 있는 것도 아니니깐 괜찮아. 그리고 우리 공부 열심히 해서 가뿐하게 영고가자. 공부 안하면 후회한다고 다 그러잖아. 아직 내 일인 것 처럼 크게 실감이 안가서 자극받지는 못했지만, 후회 하지 않도록 하자고! 게임에 빠지지 말고, 너는 물론이고 남자애들이 게임하다가 오백원씩 내는 걸 보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니깐. 그 돈으로 게임말고 뭘 할 수 있는지 생각을 해봐. 그럼 여기서 이만 쓸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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