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학년 1학기 초,정확히 생각 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선생님이 칠판에 무언가를 적어 놓으신 후 우리반에게 "선생님이 적은 것 중 방과후 활동은 어떤 것을 할지 각자 선택해 보세요."라고 말씀하셨다. 대부분의 애들이 4학년 교실에서 만들기를 하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칠판에 적어 놓은 것이 방과후 활동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하는 것인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이곳을 가든 저곳을 가든 상관 없었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9명 중 거의 동등하게 나뉘었다. 결정을 하지 못한 나는 인원수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리코더 반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다음과 같이 만들기 반은 예빈,현지,창호,대건은 4학년 교실에서 동은이 언니네 엄마께서 가르쳐 주시는 만들기 반으로,은규,인애,재용,도영,나는 다른 반으로 이동하지 않고 각자 자기 책상에서 연세학원의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리코더를 하게 되었다. 난 처음에는 리코더가 무엇인지 몰랐다. 2학년 때 문구점에서 리코더를 샀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의 이름을 몰랐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전에 사서인지 연습을 했기 때문에 서툴지만 소리는 잘 나왔다. 그렇지만 '학교 종이 땡땡땡'외에는 아무것도 연주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긴장을 해야했다. 드디어 방과후 활동을 할 시간이 되었다. 난 학급회의 때문에 방과후 활동 첫 시간 부터 늦어 버렸다. 물론 대건이와 예빈이도 함께 방과후 활동에 늦었다. 그래서 내 자리에 이미 다른 아이가 앉아 있었다. 난 자리를 찾아 허둥지둥 하고 있을 때 선생님이 교탁 옆에 있는 곳에 앉으라고 의자를 놓아 주셨다. 하지만 난 리코더를 가져오지 않았다. 결국 선생님이 이런 사태가 벌어질까봐 예비용으로 가져오신 리코더를 주셨다. 그런데 난 독일식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주신 것은 바로크식 이었다. 다른 것은 형식이 같았지만 '파'가 달라서 고생을 해야했다. 우여곡절 끝에 첫 수업이 끝났다. 난 첫 수업을 들은 후 가장 큰 것을 깨달았다. 바로 다음 시간 부터는 내 리코더를 꼭 챙겨와서 다시는 이런 고생을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그 후 난 수업시간에 늦을 일이 없었고, 수업에도 적응을 잘 하고 잘 따라갔다. 그리고 리코더 때문에 고생을 할 일도 없었다. 모두들이 리코더로 음계를 잘 할 수 있을 때 선생님이 만화'아기 공룡 둘리'의 악보를 주시는 것이었다. 만화로는 많이 접했고, 노래 가사도 다 알고 따라 부를 정도 였지만 어딘가 어색한 이 악보,내가 이렇게 리코더로 부르게 될 줄 몰랐던 일,과연 난 잘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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