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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박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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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2)
작성자 박예슬 등록일 11.06.14 조회수 32

요즘처럼 날씨가 무척 더울 때에는 좋지 않은 기억들이 내 머릿속을 지나간다. 내가 5살 때,평소처럼 장마가 이어지는 날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도랑에서 비에 의해 나뭇가지들이 쌓여서 빗물이 다른 집 마굿간을 통해 우리집으로 넘쳐 들어오는 것이었다. 우리가족은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 우리 마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 잡은 이웃 집으로 피신을 갔다. 우리가족은 일단 안심을 하고 그 집에서 하룻 밤 신새를 져야했다. 그 다음 날 다시 집으로 돌아가니 우리집은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밖에는 여러군데 망가져 있었고, 안에는 빗물로 가득차 있었다. 우리가족은 빗물을 치우고 얼마 후 공사를 시작했다. 여러 명의 아저씨들이 공사를 했고 옆에서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공사를 도와주었다. 난 태어나서 우리 집이 만신창이가 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에서 공사를 하는 이런 광경을 처음 봐서인지 마냥 신기해하기만했다. 그렇게 두리번거리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 어떤 대학생 오빠가 조그마한 아이가 돌아다니니 귀여웠는지 나보고 "이름이 뭐야?"라고 물어보았다. 난 낯을 가리는 편이 아니었기에 "박예슬이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목소리가 너무 작았는지 "예술이야?"라고 다시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난 "아~그러니?"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대답이 나왔다. 난 당황해 하고 있었는데 그 장면을 본 이모가 "너 예슬이잖아~"하고 말했다. 그러니 대학생 오빠가 "아~"그러는 것이었다. 당황한 나 대신 이름을 말해준 이모가 고마웠다. 또 다시 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이 있기는 커녕 지루하기만 해서 다시 집안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던 어느날,우리가족은 거실에 있던 냉장고를 작은 방에 옮겼다. 거실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던 냉장고가 없으니 거실은 허전했고,작은 방은 냉장고로 가득찼다. 그 모습이 난 무척 신기했다. 그 날 점심시간, 난 냉장고에 있는 오렌지 주스를 꺼내 점심 밥과 같이 먹었다. 원래 그렇게 먹으면 맛이 없는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그것이 맛이 있었다. 지금도 그 맛과 오렌지 주스의 시원함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공사는 끝이 났고,우리 집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물난리가 일어난 8~9년 후,난 우리가족과 함께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 날도 예전과 같이 장마가 일어났던 때였다. 뉴스에서 "2002년도에 일어난 세계에서 가장 강한 태풍인 루사..."라고 하였다. 하지만 난 '그런 태풍이 있었나?'라고 생각하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런데 엄마와 이모가 하는 말이"그때 일어난 물난리가 루사 때문이었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난 그동안 그냥 장마에 의해서 물난리가 난 줄 알았다.그런데 저런 무시무시한 태풍에 의한 것이었다니...나에겐 충격 그 자체였다. 말로만 듣던 태풍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겪었던 것이었다!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강한 태풍을 내가 직접 겪었던 거라니...지금 생각해도 내가 부반장이 되었을 때보다 더 무서운 이야기인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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