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젯밤에 '명탐정 셜록홈즈의 주홍색 연구'라는 책을 읽었다. 할 일이 없어서 책이나 읽자하고 이 책을 딱 집어 들었는데 겉표지에 어떤 이상한 남자하고 어떤 이상한 여자가 있었다. 다른 셜록홈즈 이야기에서는 홈즈가 딱 앉아서 포즈를 잡고 있었는데 말이다. 게다가 그림체가 너무 초등학생 수준이었다. 아마 초등학생을 위한 추리 소설이라고 딱 적혀있어서 그런가보다. 내 정신 수준이 초등학생 수준인지는 몰라도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은 이 책의 글씨크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이전에 나는 과연 이 앞에 등장한 두 남녀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책을 폈다.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차례를 보니 1부, 2부 순으로 나뉘어 있었다. 제 1부는 전 육군 군의관 존 H. 왓슨 박사의 회상록이라고 설명되어 있었고, 제 2부는 성도들의 나라라고 완전 다르게 표현되어 있었다. 분명 겉에는 장편 완역판이라고 적혀 있는데 단편 두개를 같이 해놓은게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다. 게다가 얼핏 살펴봤더니 1부는 살인사건에 관한 것이고 2부는 어떤 종교에서 일어난 일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의문점들은 모두 책을 읽다보니 해소되었다. 1부와 2부는 서로 연결되는 것이었고, 2부는 1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내막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사건이 너무 탄탄하게 잘 짜여있어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글이었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글에도 약간의 지적거리는 있었다. 셜록홈즈라 하면 추리의 대명사이고, 셜록홈즈가 등장한다면 당연히 이런 추리거리들이 등장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추리사건보다는 왠지 모르게 살인범인
제퍼슨 호프와 그의 약혼녀였던 루시 페리어의 사랑이야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내가 셜록홈즈 시리즈를 읽는 이유는 나로써는 상상할 수도 없는 관찰력과 사건을 풀어나갈 때 나타나는 스릴, 사건이 미궁으로 빠졌을 때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한 궁금증때문이다. 하지만 물론 그것때문에 원래 추리자체의 재미가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 비율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일 뿐이다. 역시 아서 코난 도일의 글인지라 나도 이것빼고는 지적거리를 좀 찾아내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아마 이런 이유때문에 내가 아서 코난 도일의 글을 읽는 것 같다. 그러나 아서 코난 도일은 오래전에 죽었으니 더 이상 내가 아서 코난 도일의 새로운 글을 접할 수 없는게 참 아쉽다. 하지만 아서 코난 도일은 죽었더라도 내 가슴속에 셜록홈즈란 이름으로 영원히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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