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중학교 로고이미지

1김은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지난주 이야기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1.09.05 조회수 37

나는 지난주, 그러니까 어제 미술준비물인 4B연필과 지우개를 사러 영동에 갔다. 나만 가는 것이 아니라 창호와 주영이형도 갔다. 창호는 나와 마찬가지로 미술준비물때문이고, 주영이형은 뭐 다른잡다한 일때문에 간다고 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랬거나 저랬거나 그 일들을 다하면 남는게 뭐가 있겠는가? 점심먹느라 12시 10분차를 못타면 우리집까지 가는 남은 버스의 시간은 2시 40분, 남은 시간은 꽤 있는 시간은 꽤 있는 상황이었다면 말이다.

당연히 초등학생때나 지금이나 당연히 pc방이 아니겠는가. 나는 버스정류장과 제일 가까운 듯한 네오pc방에 갔지만 내가 지금하는 게임은 겟앰프드. 그리고 겟앰프드 전용 프리미엄 pc방은 약간 떠어진 옐로우팡이라는 pc방. 나는 당연히 옐로우팡으로 갔다. 들어가서 보니 앞에 보이는것은 비어 있는 자리요, 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였다. 나는 그곳에 착석했고 바로 옆에는 창호가 앉았다. 게임을 하다보니 점심시간이 다 되었고 굳이 이곳을 떠나고 싶지는 않았기때문에 pc방에서 컵라면을 사먹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삼양라면은 커녕 신라면조차도 없었다. 막막하던 차에 내눈에 띄는 왕뚜껑. 작년 여름에 사촌형과 슬러거라는 게임의 쿠폰때문에 질리도록 먹었던 전설의 라면이었다. 정말 반가웠다.

나는 왕뚜껑과 함께 옆에있는 카라멜팝콘 하나를 집었다. 그런데 그때 돈이 없어 굶을 지경에 놓인 창호를  구원해주었다. 이 구원의 손길 한번이 잠시후에 어떤 역할을 할지 나는 알지 못했다.

뜨거운 물넣고, 3분뒤에 맛있게 냠냠쩝쩝해주시면서 게임을 하다보니 어느새 왕뚜껑안에 고히 자리잡고 계시던 면발님과 고기님께서 전사하셨고, 남은것은 뜨거운 라면국물과 치즈로 보이는 괴물체, 그리고 몇몇잔해만 남은 파뿐이었다.

어디에 버리는게 있는지 모르는 나는 모든 찌꺼기들을 처리해 주시려고 했지만 내배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디 있나 두리번거리던 차에 옆에 있는 창호가 눈에 띄었다.

물론 창호앞에는 라면은 커녕 다른 쓰레기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창호에게 시켰다. 그랬더니 자기는 다먹고 버렸다면서 음식물은 어디다 버리는지 모른다고 하였다. 나는 내가 너를 어떻게 구원해줬는데 은혜를 모르는 놈이라면서 협박을 했고, 결국 우리 순진한 창호는 걸려들고 말았다. 어떻게 했는지는 그때 내가 게임을 하고 있어서 모르겠지만 하여튼 창호가 그 음식물들을 버리고 온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게임을 하다가 버스시간이 다가왔고, 나는 요금을 지불하고 그곳에서 나왔다. 내가 나오자 창호와 주영이형도 줄줄 따라나왔다. 그렇게 버스정류장에서 아이스크림하나씩 들고 기다리다가 버스가 오자 버스를타고 집까지 갔다.

이렇게 지난주 일요일에 이었던 이야기는 끝이났다. 참고로 이 글을 쓰는 날짜는 2011년 9월 6일 화요일이다.

다녀오고 나서 왕복 6천원 다되가는 버스비를 가지고 고작 이런 일들만 했다는게 후회됐다. 앞으로는 오더라도 좀 알차게 다녀야겠다.

이전글 2011년 9월 7일 아까 그 띠는 어디에 뜨는 것인가?
다음글 처음 겪은 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