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반대 정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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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은규 | 등록일 | 11.06.01 | 조회수 | 31 |
2교시 체육시간, 체육시간에는 도저히 안될 것 같은 이야기가 벌어졌다. 이 일은 체육선생님이 한 말이 발단이 되었다. "오늘 고반대나 가볼까?" 당시 고반대가 뭔지 몰랐던 나는 저 산이라는 약간의 힌트만 듣고 등산하러 가나보다 하고 흔쾌히 승낙했다. 학교에서 나가서 왼쪽으로 좀 가더니 나중에는 어떤 밭에 난 길으로 가는 것이다. 가니까 갈림길이 나타났다. 박재용은 많이 가본 듯 오른쪽길로 가니까 체육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야, 재는 왜 저쪽으로 가냐?" 그러자 박재용이 그 말을 들었는지 선생님이 가시려는 길은 내려오는 길이고 자기가 간 길은 올라가는 길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막 우기려고 했지만 박재용이 하도 우겨서 결국 그 길로 갔다. 박재용이 한참 앞서가길래 내가 뛰어서 따라잡으려고 했더니 저앞에 평지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평지를 본 박재용은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나도 덩달아 뛰었다. 박재용이 너무 느려서 손쉽게 따라잡을 수 있었다. 가니까 더 올라가는 길이 있는 줄 알았더니 끝이란다. 아싸 내가 1등이다!! 1등한 것 까지는 좋다. 너무 썰렁하다. 심지어 뒤에 사람들까지 안 올라와가지고 심심했다. 그래서 위에 있던 운동기구를 탔다. 허리 흔드는 거랑 걷는 것 같은 운동기구가 제일 재밌었다. 근데 애들이 어디론가 가길래 은근슬쩍 따라가 봤더니 무슨 정자같은 게 있는 게 아닌가? 그 정자는 고반대라고 을묘사화때였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하여튼 어떤 유명한 분께서 계셨던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앞에는 우물이 있는데 그 우물은 가뭄때도 마르지않고 장마때도 넘치지 안았단다. 무슨 신령스러운 힘이 있길래? 과학적으로 풀이하자면 아마 신령스러운힘까지는 아니고 아마 3천만분의 1정도의 운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내려왔다. 산에 올라갔다온 것 치고는 너무 허무했던 것 같다. 그렇게 다녀오니 수업시간은 10여분 남짓 남았다. 그래서 애들이 피구를 하잔다. 저저번 시간까지 배운게 농구인데 농구시합을 하자는 말은 창호와 나빼고는 아무도 하지 않았다. 참 배운 것을 써먹을 지도 모르는 1학년 찌질이다.(물론 나와 창호를 제외하고.) 그때 국어선생님께서 국어시간에 한자수필 이야기를 하시면서 도자전이었나? 그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아무리 잘해도 써먹을 줄을 모르면 안된다. 였던 것 같은데 우리반 찌질이들은 농구배우고 피구하는 찌질한 일을 하는게 아닌가? 역시 전에 수학선생님이 말씀하셨던 '1학년 찌질이'라는 말이 틀린게 아니었다. 피구를 하는데 하기 싫어서 그냥 목숨하나 주고 나왔다. 그런데 내가 어쩌다 보니 대활약을 해서 이기게 되었다. 이제 안하려고 족구공 꺼내러 가는데 진영만 바꿔서 또 한단다. 저런 멍청한 놈들!!! 운동장 뛸때는 나보다 훨씬 체력도 떨어지는 것들이 게임할때만 팔팔하다. 두판했는데 이번에는 우리팀이 졌다. 역시 내가 빠지면 지나보다. 하하.... 이제 자화자찬은 그만하도록 하겠다.(국어선생님이 한자성어나 고사성어같은 것들 쓰면 수행평가 점수를 더 많이 주신다고 하셨는데 쓸게 자화자찬밖에 없는 것 같다.) 재미없는 피구보다는 차라리 고반대를 50여번 왕복하는게 나을 것 같다. 초반에는 좋았으나 후반으로 갈 수록 재미없어진 하루였던 것 같다. 다음에는 애들이 재미없는 피구같은 게임을 하자고 할때 꼭 하지 말자고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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