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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대전신일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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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께 이런점이 서운하다
작성자 이정연 등록일 12.10.15 조회수 42
선생님들은 왜 그러시나 모르겠다. 사실 내가 선생님이라도 약간의 그런 것들은 있겠지만, 공부 못하고와 잘하고의 차이를 너무 많이 차별하신다. 내가 처음 전학을 왔을 때, 선생님들은 그러셨다. "누구니?" "아 전학생?" "그런데 왜 1번이니?" "아 그렇구나" 이게 끝이다. 내가 아이들과 서먹서먹할까봐 걱정하시거나 이 곳에 와서 학교 생활이 어렵냐고 물으시는 분들은 한분도 안 계셨다. 그런 것때문에 나는 더 어색하고 적응을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상촌에서 영어를 꽤 잘했기 때문에 나는 성실(영어를 제일 잘하는 반), 협동(영어가 중간인 반), 창조(영어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반) 중 성실반에 가게 되었다. 일단 상촌 중학교는 영어가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이 쉽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가자마자 나는 겁을 먹었다. 성실반은 일단 다른 영어 반보다 훨씬 좋았고(영어 전용실이다.) 아이들도 월등히 적어서 과연 내가 이곳에 들어오는게 맞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또 내가 여기서 수업을 듣는다 할지라도 중간고사를 보고 협동은 커녕 창조로 들어간다면 아이들에게 얼마나 창피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성실반 영어 선생님께 "저는 시골에서 공부를 꽤 잘하는 편이었지만, 여기서는 아마 잘 못할 것 같아요. 협동으로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그러셨다. "하긴 그렇겠다. 특히 이 학교가 다른 곳보다 더 어렵거든." 이라고 겁을 주시더니 까먹으셨나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점점 나는 더 겁을 먹게 되고 성실에서 영어를 배워도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나서 중간고사는 점점 다가왔고, 나는 내가 할 수 있을 만큼의 노력을 영어와 다른 교과서에 쏟아부었다. 그래서 나는 전교에서 나를 포함해 2명밖에 되지 않는 영어 100점을 받았다. 또 국어는 하나 틀리고, 수학은 89점으로 제일 못 했지만, 사회 100점, 과학 95점, 도덕과 기가는 92점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그래서 나온 점수는 평균 94.5점이고 반 등수는 2등에 전교 등수를 6등 받았다. 나도 얼떨떨하고 선생님들도 얼떨떨하고 나에게 관심조차 없었던 우리반 아이들도 얼떨떨해 했다. 그 뒤로 나는 아이들에게 조용한 모범생이라는 이상한 타이틀을 얻었고 선생님들도 나에게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과학선생님은 다른 아이들은 많이 때려도 나는 때리지 않았고, 반 1등에 전교회장인 김미소에게만 관심을 주던 국어선생님은 나에게도 조금씩 말을 걸었고, 영어 선생님은 자꾸만 학력평가에서 100점을 맞으라는 압박을 주었다. (학력평가는 개망했지만,) 특히 나에게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었던 수학선생님이자 우리 담임은 나에게 자꾸만 떠오르는 샛별이라나 머라나 오글거리는 멘트를 하며 웃었다. 인정을 받았다는 뿌듯함과 가증스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내가 많이 노력한 만큼 인정을 받은건 참 뿌듯한 일이지만 선생님들이 너무 가증스러웠다. 내가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  수 없었을때는 내가 힘든지, 뭐때문에 힘든지, 얼마나 힘든지 관심도 없다가 드디어 공부를 잘한다고 인정을 받고는 그렇게 질문을 해쌌고 하는 것을 보면 참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싶고, 과장해서 생각해보면 아마 그러한 무관심 때문에 학생들이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교육청에서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일대일 상담도 다 쓰잘떼기 없다고 말하고 싶다. 하면 뭐하나 싶다. 선생님들은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아하고, 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서 그냥 31명 중 1명을 끝낸 것으로 만족하는 그런 상태가 되버리는데 왜 하는지 모르겠다. 선생님들은 다 정치를 탓하곤 한다. 당연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 조금은 생각하는데 과연 선생님들은 그렇게 정치가를 욕할만큼 애정있게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신지 한번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학생에게 애정 좀 주셨으면 좋겠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차별하는건 좀 이해는 가는데 공부 못하는 아이를 이년, 저년하시면서 타박을 하는게 아니라 무엇 때문에 공부를 안하는건지, 혹시 힘든 일이 있어서 그러는건 아닌지 아이에게 물어보고, 상담해주시고 한다면 아마 공부 못하는 아이 10명 중 3명 정도는 공부를 하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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