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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대전신일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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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있는 민수오빠에게
작성자 이정연 등록일 12.06.02 조회수 6

오빠 안녕, 내가 편지를 쓴다고 한지가 벌써 한 달........ 아 두 달인가? 꽤 오래됐지? 이제 써서 정말 미안해. 안 그래도 너무 미안해서 서프라이즈 아닌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어! 요번 주 주말이 가족 모임이잖아? 그래서 내가 아이들에게 단체 카카오톡을 날렸어. 요번 주 주말에 다 같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어떤 형식으로 편지를 쓸까 생각하고........... 돈을 모아서 예쁘게 꾸미기로 했어. 나 밖에 없지? 내가 승헌이한테도 편지 쓰라고 할게. 그런데 안 쓸 것 같긴 해. 남자들끼리는 오글거려서 못 하잖아. 아아, 그리고 오빠 깜짝 놀랄걸? 예진 언니랑 오빠 별로 안 친했잖아? 그런데 예진 언니가 편지 쓰자고 하니까 제일 먼저 찬성하고 제일 좋아했어.(좋아했을거야.......... 뭐.) 그리고 오빠가 또 깜짝 놀랄 사실 하나 더! 가인이가 정말로 싫어했어. 오빠가 해준 게 뭐냐며 돈 안 낸다고 난리였어. 칼......... 준비해야겠지? 잘 지내 오빠? 가까이에서 일 하는데 얼굴도 못 보고~ 미안해. 하지만 내가 찾아간다고 해도......... 둘이 있으면 솔직히 어색하잖아. 그래서 그게 두려워서 가지 못 한거고......... 또 몸만 가면 엄청 뭐라하고 내쫒을 것 같아서 갈 엄두는 안나. 아......... 벌써 할 말이 없네. 민간인 이야기 들려줄까? 그런데 들려줄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오빠 자주 나오잖아? 그리고 어차피 대전에서 군 생활(?) 하는 거고.......... 그래서 안 할게. 아, 나 전교 6등 했어. 반에선 2등. 알고 있나? 모르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잘했지? 아빠가 나보고 엄마, 아빠 머리 수준이 아니라서 다행이래. 내가 봐도 엄마 아빠 머리는 아닌 듯해. 내가 훨씬 잘하지. 그래. 그냥 그렇다고. 오빠는 군대 가서도 잘 하려나? 매일 선임(맞나?)한테 까불어서 혼나는 건 아닌지......... 내가 다 걱정된다. 누가 맛있는 거 사다주긴 해? 다른 사람들은 맛있는거 사들고 오는 사람 많은데 오빠만 없는거 아냐? 아니겠지.......... 편지 쓰는게 너무 어색해서 안 쓰려고 했는데 오빠 2년 뒤에 제대하고 정말로 칼 들고 쫒아올까봐 쓴다. 아, 할머니께 들었는데 둔산동 정부청사 입구(?)에서 보초 선다며. 정말로 힘들겠네. 하루 종일 하는 건가? 그럼 더 힘들겠다. 그래도 나라를 위해 일하는 거니까 열심히 하라고. 와........... 오빠 제대하고 나오면 23살이네? 엄청 늙었군.......... 나는 18살이고........ 꽃다운 나이네. 그럼 그 때 정말 좋은 얼굴로 만났으면 좋겠어. 군대 가면 10kg는 찌고 온다고 하던데 정말일까? 그건 오빠가 제대하고 나오면 알 수 있겠지? 나는 오빠가 좀 찌고 나왔으면 좋겠어. 좋은 얼굴로 보자 오빠, 안녕!

 

p.s :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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