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는 아니고, 요즘 내가 자주 쓰는 말이 있는데, '~열매 먹었다.' for example, 요즘 내가 비참하게 사는 것 같아서 표현할 때 '아, 나 참 찌질 찌질 열매 많이 먹었네. 힘들구만.' 이런 느낌이다. 이런 말이다. 불과 2달 전만 해도 상큼 상큼 열매를 많이 섭취했던 나는 불과 2달 만에 찌질 열매를 과다 복용했다. 온갖 더러움이 찌든 이 생활환경에 순수하고 깨끗한 나의 멘탈과 신체가 점점 붕괴되고 있는 것 같다. 이게 바로 요즘 말하는 멘탈 붕괴?! 아 정말 장난이 아니고, 점점 붕괴되는 것 같다. 아니, 붕괴되는 게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나도 점점 그렇게 더러워지는 것 같다. 상촌에 살다가 대전으로 다시 오니 역시 다른 점이 많이 드러난다. 적응하지 못할 점도 많이 드러난다. 대전에서 살다가 상촌으로 전학 갔을 때도 참 상촌의 단점만 들어났는데 상촌 살다가 대전으로 오니 또 대전의 단점이 괴롭게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금, 겪고 있어서 더 크게 느껴지고, 슬프고 공허할 수도 있겠지만, 상촌으로 전학을 가서 겪었던 감정보다 더 슬픈 것 같다. 하지만 대전으로 전학 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어차피 한번쯤은 오랫동안 겪었어야 할 적응기가 있을 테니까. 그 적응기가 지금이라면 난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 월요일은 아주 죽을 만큼 집 밖으로 나가기 싫지만 그래도 3시간 쯤 지나면........ 아니, 2시간 쯤 지나면 무뎌지니까 참을 만하다. 화요일도 견딜 만하다. 집 밖으로 나온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 수요일은 조금씩 힘들지만, 내일이 목요일이라는 생각에 기쁘고 목요일이 지나면 금요일이고 그 다음날은 아주 아주 즐겁고 즐거운 주말이라는 사실에 수요일도 참을 만하다. 목요일....... 사실 참 힘든 날. 아 내일도 학교를 나와야 한다니......... 하지만 목요일 아침만 참으면 금요일이니까. 금요일 다음날은 주말이니까.(오늘은 목요일.) 이렇게 269일만 참으면 되니까. 이러면 적응기가 갈 수 있으니까. 269일만 참으면 된다. 난 괜찮다. I'm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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