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어서 그런지 살 것이 참 많다. 옷장을 뒤져보니 아니, 뒤질 것도 없다. 어쨌든 보니, 옷이 없었다. 옷이 많지만 못 고르는 거랑 느낌이 참 많이 달랐다. 텅 비어있는 내 옷장. 슈퍼 갈 때, 친구랑 놀러갈 때, 떡볶이 사먹으러 갈 때 등등.......... 생각해보니 입는 옷이 항상 같았다. 이렇게 슬플 수는 없었다. 일단 옷. 신발....... 운동화 다섯 켤레, 하지만 학교 갈 때 신는 신발은 세 켤레. 가방....... 친구랑 놀러 갈 때, 등산 갈 때, 슈퍼 갈 때, 할머니 댁 갈 때, 학교 갈 때 등등.......... 맬 수 있는 가방은 딱 한 개. 이렇게 슬프고 비참할 수 없었다. 그리고 화장품........ 기초 화장품이 다 떨어져서 너무 슬프다. 아니, 떨어진지 한참 됐다. 2달 정도 됐는데 다른 거 살게 너무 많아서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비싸면 얼마나 비싸다고....... 그리고 수분크림 등등 이것 말고도 많다. 파우치도....... 없고....... 요즘 참 궁핍하다. 사실 상촌에서도 똑같이 없었는데 상촌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괜찮았는데 대전에 오니 아이들의 눈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봄이 오니 아이들의 옷차림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도 패딩인데....... 그리고 추운데 무슨 집업, 후드티, 맨투맨, 가디건, 바람막이, 코치 자켓 등등 종류는 아주 다양했다. 그리고 나는 되도록 옷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살려고 했는데, 나랑 같이 다니는 친구 한명이 누가 지나가기만 해도 ‘저런 옷은 줘도 안 입겠다, 왜 입고 다녀?, 진짜 옷 못 입는다.’이런 쓸데 없는 짓을 한다. 아니, 자기 눈에 예뻐 보이니까 샀겠지. 설마 안 예뻐보이는데 샀겠냐고. 왜 입고 다니냐고? 그럼 발가벗고 다니냐? 옷 못 입는데 네가 보태준 거 있냐고. 그럼 하나 사주던가. 나 참, 왜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그렇게 험담하면 기분이 좋나? 험담하면 누가 용돈 주나? 험담하면 하늘에서 돈 10억이 뚝 떨어지나?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그래서 결론은, 이 애가 욕하는 상대가 내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옷은 몇 벌 사야할 것 같다. 아!!!악!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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