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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대전신일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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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에게
작성자 이정연 등록일 12.04.07 조회수 29

수정아! 너의 편지를 봤어! 현아의 문창을 보고 너도 당연히 나에게 편지를 쓸 줄 알았지. 우리 본지 얼마 안됐는데 또 보고 싶다. 너도 그렇지? 그래. 그렇겠지. 네가 에이미라고? 흐음....... 그렇군. 그 이름 참 좋은 이름이야. 왜냐하면 내가 썼던 이름이니까! 철빈이가 뺏어갈 줄 알았는데 수정이가 그 이름을 데려갔군. 다행이야. 그 이름은 네가 더 잘 어울려. 나한테 편지 써줘서 정말 고마워. 저번에도 네가 편지 써줬잖아. 나는 손 편지 한 번도 못 써줬는데........ 너무 미안하네....... 주소 가르쳐줘~ 내가 우체국가서 파우치랑 편지를 보내 줄게. 그런데....... 싼 거 사~ 나 돈이 없어.......... 미안하다. 내년에는 꼭!!! 좋은 거 해줄게. 그 때 동안 나 잊으면 정말 안 돼. 꿈에 나타나서 소리 지를 거야. 아, 냉이 캤다고? 아, 좋았겠다. 대전은 삭막 그 자체야. 너무 기침 나온다. 8교시 동안 교실에 처박혀서 공부만 해. 상촌에서 창문 밖을 많이 쳐다보곤 했어. 대전에서도 그러고 있어. 산을 깎아서 만든 중학교라 그런지 역시 전망하나는 좋은데 볼 건 없어. 아파트, 빌딩 밖에 없고 뿌옇다니까. 이럴 땐 참 상촌이 그립다니까. 나도 일학년 때 딱 처음 전학 왔을 때, 냉이 캐러 갔었는데, 그 때 과학 선생님이 나보고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 “정연아, 너 이게 뭔지 아니?” 냉이를 가리키며 하신 말씀이었어. 정말 날 뭘로 보고 하신 말씀인지.......... 난 대전에 있을 때도, 갑천이나 유등천으로 냉이, 쑥을 많이 캐러 갔었어. 그 땐 그 곳이 참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상촌이랑 비교도 안 되는 곳이었지. 어쨌든, 냉이 캐는 거 엄청 신나는데....... 창재 시간에 갔었니? 우린 창재 선생님도 따로 있다니까 진짜 재미없어. 창재 시간에 뭐 가르칠 게 있다고 선생이 들어와. 그냥 자습하게 냅두지. 그치? 아 너 반장도 한다고? 아 반장.......... 정말 힘든데. 힘내길 바라. 매 시간 마다 차렷 공수 경례. 참............. 그래도 좋겠다. 아! 내가 많이 놀러갈게. 너희도 당연히 와야지!!! 내가 더 많이 가긴 할거 지만 말이야! 아, 하루하루가 즐거워서 좋겠다. 난 하루하루가 지루해 죽을 거 같아서 그냥 공부하는 낙으로 산다. 더 즐겁게 보내. 나 대신에 열심히 해야 해. 난 정말 상촌에서 많은 일을 했거든. 상촌의 40%는 ‘나’라는 존재였으니까. 많이 놀러갈게~ 잘 지내! 안녕!

P.S: 아 저번에 노리존 디팡에서 본 멋있는 오빠 있지? 그 오 알빠바래. 그 일 하다가 팔도 부러지고, 다리도 부러진 적도 많다나 뭐라나~ 돈 버는 건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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