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는 벌은 아이가 잘못했을때 어른이 주는 벌이 아니라 봄여름철만 되면 부우웅 부우웅 거리면서 이리저리 날라다니는 그 벌을 말하는 것이다. 벌은 어렸을때부터 나랑 참 인연이 깊은 것 같다. 지금은 하지 않지만 어렸을때 아빠가 건강원 일을 하시면서 포도철만되면 여김없이 포도즙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포도즙을 짜면서 나도 조금씩 거들었는데 그 때도 벌을 싫어했지만 그래도 일은 잘 한것 같다. 벌도 벌인만큼 꿀벌한테도 많이 쏘였는데 눈위나 볼, 입술에 많이 쏘여서 거울보면서 잉잉 거린 기억이 많이난다. 이런걸 추억이라고 하나보다. 때로는 벌이 싫어서 음료수병에 여러마리를 집어넣은다음에 뚜껑을 닫고 길거리에다 버리고 다닌적도 있다. 언젠가 아빠랑 산에가서 가재를 잡은적이 있다. 가재를 잡으려고 산에간건 아니지만 아빠가 가재를 잡아 주신다고 강따라 위로 올라가는데 올라갈수록 풀이 무성해지고 설령 거기에 왕탱이(벌이름, 완전큼 성인남자 약지손가락 크기정도?)의 벌집이 있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빠가 실수로 그 벌집은 건드려서 벌들이 부우웅 부우웅 날라다니면서 위협을 했다. 나는 아빠보고 위험하다고 내려가야될것 같다고 말했지만 아빠는 괜찮다고 하셨다. 그런데 괜찮은게 괜찮은게 아니였다. 벌들수가 갑자기 많아지니 아빠가 심각한 표정으로 '벼...병찬아.. 아무래도 내려가야 될것 같아.'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미 늦었다. 왕탱이들은 이미 10살 짜리 꼬마인 나에게 부룽부룽 소리를 내면서 날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꾸에엑 꾸에엑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면서 재빠르게 강아래로 내려갔지만 땅꼬마가 뛰어봤자 얼마나 빠르겠는가. 왕탱이 두마리가 내 머리에 붙어가지고 벌침을 쐈다. 나는 '아빠~ 아빠~' 소리지르면서 냅다 앞으로 달렸다. 왕탱이도 어느정도 물러난것 같았다. 나만 쏘인줄 알았는데 뒤에서 따라오던 아빠도 왕탱이에 많이 쏘인것 같았지만 머리에는 쏘이지 않았다. 나는 머리에 두방이나 쏘였는데... 왕탱이는 원래 독침이 안빠지는 벌인데 내 머리에 벌침이 2개 박혀있었다. 내가 돌머린가. (아나) 그래서 소름끼쳐가지고 잡아 뺏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왕탱이는 독성이 엄청 강해서 성인남자가 몇방 쏘여도 죽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나는 기적적으로 죽지않고 산것이라고 아빠가 말씀하셨다. 그지. 10살 꼬맹이랑 성인남자랑 비교가 되나. 그 다음날에 아빠가 내 복수를 한다고 킬라랑 파리채가지고 다시 거기로가서 다 죽이고 그 벌 애벌레들은 지글지글 볶아 먹었지만. (쫄깃쫄깃한게 맛있었음) 그때 이후로 벌을 싫어하게 된것 같다. 아 그리고 사람들이 벌은 가만히 있으면 사람을 쏘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람이 가만히 있어도 벌은 대부분 쏜다. 특히 여자들은 더욱히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벌은 향기를 맡고 좋은향기가 나면 가까이 다가오고, 향기가나는 근원에 안착해 일단 벌침을 들이밀기 때문이다.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은 스킨,로션,향수 등 정말 꽃 향기가 나는 화장품을 바르기 때문에 벌들이 현혹되기가 쉽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벌은 가만히 있어도 대부분 사람 피부에 붙기만하면 쏘게 되어있다. 실예로 내가 초등학생때 아는동생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는데 옆에있던 다른 아이들은 모두 벌이 무서워서 다 달아났지만 그 친구는 가만히 있으면 안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그놈의 벌이 갑자기 그 동생의 코로 올라가더니 부릉부릉 소리를 내면서 파지직 하고 쏜것이다. 물론 동생은 울었고 그 사건 이후로 나는 벌을 보면 무조건 피하게 되었다. 벌은 정말 조심해야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10살때 왕탱이라는 벌한테 뒤통수 양쪽을 한방씩 쏘인적이 있고, 다행이 살아있지만 그 휴우증 때문인지 머리가 ○모양에서 ♡ 모양 으로 변했다. 난 이상하게 크면 클수록 턱이 뾰쪽해 지더라... 사람들은 V라인이 좋다고 하는데 별로... 사람이 동글동글해야지. 아무튼 벌은 정말 조심해야 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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