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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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남현아 | 등록일 | 12.10.17 | 조회수 | 35 |
성희에게 성희야 안녕! 이곳에서 너한테 편지를 쓰게 될 줄은 몰랐어. 그리고 편지 쓰는 것도 처음인 것 같아. 언제 한 번 손 편지 보내줘서 감동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언제부터 친언니, 친동생 할 정도로 친해졌지? 피아노 학원에서 만나서 얘기 나누고, 간식 사 먹으로 같이 가기도 했던 것은 기억 나는데. 이렇게 갑자기 친해진 건 언제부터였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정말 친해져서 일촌평에 하트도 붙고, 일촌명도 바뀌고. 너랑 커플 다이어리 썼던 기억도 있는 것 같아. 너 같은 동생이 있어서 정말 좋아. 너가 집에서 터울이 큰 언니들 밑에서 자라서 애교도 많고, '언니, 언니'하면서 따를 때는 귀여운 동생 같은데 서로 고민 상담도 하고 얘기를 나눌 때는 좋은 친구같아. 그런데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주니 기분이 좋았어. 만나면 편하게 밥도 먹고, 얘기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1학년 말에 친구들이랑 사이 안 좋아져서 힘들다고 고민 토로했을 때, 내가 너네학교에서 같이 학교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 참 많이 했어. 그래도 지금은 화해하고 예전처럼 사이좋게 지내서 다행인 것 같아. 자매처럼 지낼 수 있었을 것 같아. 너네학교는 선,후배 사이가 자매같은 애들이 많아서 부럽기도 하고. 시험 때면 응원과 함께 초콜렛도 사다주고, 소풍으로 놀이동산이라도 가면 같이 도시락 먹는 것? 이번 겨울방학 때는 고입도 끝나고, 입학할 날만 기다리면서 예습이나 하고 있을 것 같아. 문자로 얘기 했듯이, 요즘 고등학교 결정을 두달 정도 놔두고 고민이 부쩍 늘었어. 이미 마음이 기울어 버리긴 했는데, 네 말도 생각해 보고 주위에서 해주는 조언도 더 들어본 다음에 정확하게 결정하면 말해줄께. 내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으면 좋겠어. 내가 내년이면 고등학생이라는게 믿기지 않는 만큼, 너가 벌써 중학교 3학년이라는 사실도 실감이 나지 않아. 정말 2012년이 지나간 속도가 '눈 깜짝할 사이'라는 말을 몸소 실감하게 해준 것 같아. 작년 봄에 매곡 초등학교 뒷동산에서 "와, 성희 너가 벌써 2학년이야 난 3학년.. 수아언니는 이제 고등학생ㅠㅠ 고등학교 갔다고 연락 자주 안하고, 어디서 보면 꼭 아는 척 해야해!"하면서 얘기했던 것도 새록새록 다 기억나. 나도 물론 고등학교 갔다고 너한테 연락 안하는 일 절대 없을거고! 길가다가 만날 확률이 어쩌면 더 높을 수도 있겠다. 언닌 기말고사 기간이야. 시험 끝나면 점심 사줄께! 시간 널널하게 비워놓으렴~ 시간이 된다면, 수아 언니도 같이 만나자! 그럼 학교생활 잘 하고. 겨울이 오고 있으니 패딩 단단히 준비해둬! 감기 걸리지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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