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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빌리기
작성자 남현아 등록일 12.08.23 조회수 24

내 휴대폰 충전기가 고장이 났다. 스마트폰은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 매일 밤 마다 충전을 해줘야 하는데 충전기가 고장이 났으니 비상이다.

할 수 없이 나는 동생에게 충전기를 빌려쓴다. 충전기를 빌리는 모습이 꼭 밥을 달라는 흥부의 모습처럼 안쓰럽다. 뭔가 빌려 주긴 하지만 불만에 가득 찬 표정과 말투이다. 어짜피 빌려줘야 하는 거 좋게 빌려주면 어디 안 고맙겠는가. 그것도 자기가 충전하는 시간에 빌리는게 아니라, 충전하지 않는 시간, 학교에 있을 때 충전을 하는 것인데.

언제 한 번 내가 동생의 충전기를 학교에 두고온 것은 잘못이긴 하다. 미안하려 말하려 했지만, "충전기를 학교에 놔ㄷ.."라고 하는 순간 탁! 노려보는데, 도무지 사과를 할 수 없는 눈빛이 아니던가. 그래서 미안하니깐 내일 학교에서 네 배터리 2개를 충전해주기러 약속했는데, 잘못해놓고 미안한 기색은 하지 않냐는 등 듣는 사람이 무안한 얘기만 늘어 놓았다.

가족끼리 충전기 빌려쓰는 것이 모르는 사람한테 빌려쓰는 것보다 더 어려울 줄이야. 미운 정도 정이라고, 정이 있는 사이인데 이렇게 야박하게 굴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나도 내 물건을 잘 빌려주고 싶을 텐데.. 앞으로는 서로 잘 빌려도 쓰고, 빌려 주기도 하고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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