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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의 기쁨
작성자 박예슬 등록일 12.06.05 조회수 14

난 어렸을 때부터 이마가 넓었다. 거기다 앞쪽에 머리카락이 적게 나서 얼굴의 반이 이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래서 인지 나는 앞머리가 있는 아이들이 무척 부러웠다. 하지만 앞쪽에 머리카락이 앞머리는 만들기에는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렇게 끙끙 앓으며 시간이 흘러갔다. 어느 날,우연히 거울을 보게 되었는데 여전히 이마는 넓었지만 어느새 앞쪽의 머리카락이 어렸을 때보다 많이 자라난 것이었다. 난 무척 기뻤다. 그리고 '이젠 앞머리를 내릴 가능성이 생겼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 즐거움도 잠시였다. 내 얼굴에 여드름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상태에서 앞머리를 만드는 것은 여드름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산산히 조각나고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약 2년 가량 난 앞머리를 내지 못한다는 충격에 빠져 유체이탈 상태로 지냈었다. 그러다 올해에 큰 맘 먹고 여드름이 악화되더라도 앞머리를 내려야 겠다고 결심했다. 더 이상 그렇게 지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난 당장 얼굴까지 오던 앞머리를 싹둑 잘랐다. 평소 같았으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겠으나 그때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잘려가는 머리카락을 보며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 자르고 거울을 보았다. 음... 어색했다.. 그것도 엄청 많이.. 그리고 머리카락이 이마에 자꾸 닿아서 가렵기도 했다. 가려워서 이마를 긁으면 여드름이 불끈 불끈 솟아나기도 했다. 그러나 거기서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난 가려워도 꾹 참았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가려움이 완전히 사라졌다. 거기다 이젠 익숙해져서 앞머리를 올리면 어색할 정도였다. 지금도 앞머리를 내고 있다. 이렇게 나의 앞머리의 탄생에 대해 글을 쓰니 새삼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이마를 덮고 있는 앞머리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앞머리야!내가 너 영원히 지켜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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