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기가 44개, 흔히 이럴 땐 死死개라고 말하는 44개라서 문예창작에 일기를 안쓰려다가 그냥 50개를 채운다. 종
류별로 40개씩이면 다 짝수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짝수 숫자를 맞춰줘야지. 44개도 짝수이긴 한데 뭔가 불안한 숫자라서 50개 채운다. 그럼 기념으로 편지를 30개만 써야지. 앞으로 편지 26개만 더 쓰면 된다. 참 쉽네.
어쨌거나 저쨌거나 일기를 쓰기로 작정했으므로 일기를 쓴다. 근데 일기 쓸게 없다는게 함정. 별로 다를 게 없는데. 굳이 따지면 주영이형이 아침에 다빈치코드 보드게임을 하자고 해서 3판 연속으로 이겨준거랑 오늘 기가시간이 2번 들어서 5교시 기가시간에 다빈치코드를 해서 2판 이긴점? 아 맞네. 다빈치코드를 쓰면 되겠네. 모든 것이 다빈치코드와 연관된다. 고로 나는 다빈치코드에 대해 쓴다. 이 얼마나 당연한 일임. 좋다 제목은 저렇게 속임수로 남겨두고 내용은 다빈치코드로 간다.
남인애가 어젠가 그저께인가 가져와서 저녁시간마다 하는 바람에 매일 마트에 가던 나를 마트에 못 가게 하게 하는 아이템이 바로 다빈치코드렸다. 내가 소위 초딩 그것도 저학년일 때에 다빈치코드를 책으로 읽어봤다. 내 기억으로는 분명 1권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없다. 근데 내가 여기서 주제로 잡은 다빈치코드는 그 다빈치코드가 아니고 다빈치코드라는 보드게임이다. 이거에 대한 기억은 초등학생때 어떤 선생님이신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 때 다빈치코드를 사셔서 해본 적이 있다. 근데 그때엔 내가 이해력이 약간 딸릴 때라서 졌다. 그냥 숫자만 맞추는 게임가지고 와 이거 진짜 어렵다. 하고 생각하던 쓰라린 기억이 있던 보드게임이라 하겠다.
그런데 남인애가 그걸 사와서 오랜만에 해봤다. 저녁시간에 할 때엔 인간들이 신이 들렸는지 찍어도 내것은 잘맞추는 바람에 많이 못이겼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주영이형을 3:0으로 이기고, 기가시간에도 2번이나 이겼다. 내가 원래 이런거는 지면 안쓴다. 일기에 내 굴욕적인 패배에 대해서 쓰고 싶지 않다. 이겼으니까 쓰는거다.
5교시에 애들이 다빈치코드를 하자고 했는데 기가선생님께서 허락해주셨다. 근데 그게 6명이 하면 애매하고 그래서 원카드를 하려고 포커카드(?)를 꺼냈는데 선생님께서 그거는 미국에서 뭐 돈을 걸고 하는거라시면서 안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결국엔 4명이 하고 남은 두명은 기다리고 있다가 판이 끝나면 먼저 죽은 사람 두명이 나오고 기다리고 있던 사람 두명이 들어와서 게임을 진행했다. 근데 3판인가 했는데 첫째판은 내가 우세하고 우성제는 하나밖에 없어서 불쌍해서 우성제랑 동맹을 맺어서 서로 공격 안하기로 하고 남인애랑 남정미누나를 내가 거의 잡아줬다. 이깟 숫자놀음따위 나한테 통할소냐. 근데 우성제가 조금밖에 안남은 것을 다 잡더니 나까지 공격했다. 내가 성이 나가지고 다음판에 우성제를 잡고, 우성제를 발판으로 삼아 다 이겨버렸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판에도 우성제부터 잡으려고 하니까 우성제가 이제 아까 그런 상황이 오면 내가 이기게 해준다면서 용서를 빌었다. 그래서 내가 하해와 같은 은혜를 베풀어 용서해줬다. 짜식 사회생활좀 할 줄 아는 구만. 근데 우성제가 일찍 죽었다. 박재용한테 당했다. 그때 상황이 김현지랑 박재용이랑 우성제가 남아있었다. 근데 박재용 숫자가 조금 애매해서 모든 것을 운에 맡길지 생각하고 있는데 쉬는 시간이라 우리반 교실에 와있던 우섭이형이 박재용카드를 가리키며 텐 텐 이랬다.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사람은 써니텐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우섭이형을 못 믿는다. 내가 어떤 만화에서 봤다. 세상에 믿을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라고. 근데 뭐 믿을만하면 믿어야지 안믿으면 피곤해짐. 근데 우섭이형은 영 신뢰가 안가서 박재용 표정만 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박재용이 갑자기 막 우섭이형을 쫓아가고 우섭이형이 도망가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정답이 확실해졌고, 박재용을 잡아서 내 승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모든 카드가 다 나온 상황에서 1:1은 내게 별 해가 없었다. 그나마 변수라고 할 수 있는 조커가 두개 다 나한테 있는데 뭔 수로 나를 이길테야. 규칙도 잘 모르는 김현지를 이기는 것 쯤이야 누워서 떡먹기였다. 아니지 누워서 떡먹으면 목에 걸린다. 손가락 까딱하기 정도로 해두지. 그 후에는 뭐 6교시 시작할 즈음이라 때려치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 뒤엔 6교시 도덕시간이 시작되었다. 내가 수업내용까지 안 써줘도 될테지. 그랬다. 그 뒤엔 청소고, 그 다음엔 영어 번역이고, 그 다음에는 문예창작 시간이라 내가 이러고 있다. 근데 이거 통일성에 맞는건가? 최대한 그렇게 썼는데 내용이 산으로 갔다. 산에 왔으면 등산을 해야지. 죄송. 재미없는 개그본능이었음. 하지만 내용이 이미 산으로 갔으므로 살릴 방법이 없다. 망쳤을 때엔 초기화가 제일이지. 게임도 망쳤을 때엔 아이디를 새로키우는게 진리다. 그런데 지금까지 쓴 시간이 아까워서 차마 끌 수는 없다. 그래서 그냥 등록 누를거다. 등록 누르면 모든게 끝났다. 내 손을 떠난 글은 더 이상 내 글이 아니다. 나는 괜찮다. I'm Okay. 그래서 등록누르고 모든 걸 끝낼거다. 나는 하얗게 불태웠다. 더 이상 글을 쓸 필력따위 내게 없다. 5분동안 마무리만 쓰고 있다. 이런 시덥잖은 거를 쓰면서 5분이나 썼다 이거다. 그래서 그냥 이쯤하고 등록누를거다. 진짜 누를 꺼다. 정말로 누를거다. 오랜만에 예언이나 해본다. 이 글은 100% 확률로 3초안에 마무리가 끝난다. 카운트 다운. 영어로 count down? 3. 2. 1. 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