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웹툰 수사전을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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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은규 | 등록일 | 12.09.27 | 조회수 | 20 |
네이버 웹툰에서 재미있다고 소문난 웹툰은 다 마스터했다. 그래서 이제 다음 웹툰을 본다. 내가 처음으로 본 웹툰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웹툰이었다. 그것을 보고 감상문도 썼다. 그러고 한 동안은 다음 웹툰을 안 봤다. 그러던 차에 시험기간인데 뭔가 심심했다. 내가 원래 할 일이 많으면 심심해지는 그런 체질이라서 말이다. 네이버 웹툰은 지금까지 몇 십 개를 봐왔다. 그래서 웬만한 것은 다 보았다. 그래서 다음으로 넘어갔다. 다음 웹툰은 지금까지 그림체는 별로지만 스토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근데 그게 맞는 말 같다. 목록을 딱 봤을 때 재미있어 보이는 게 없다. 그래서 나는 생각을 바꿨다. 옆에 그림을 보지 말고 제목이나 간략한 줄거리를 보자. 그래서 발견한 게 수사전이다. 팀 풍경이라는 사람이 그리는데 이 사람 거물이다. 다음은 그림체가 대체로 그림체가 별로라던데, 이 작가는 그림체가 엄청 좋다. 겉에 광무 5년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한 본격 정치 수사극! 이라고 딱 써놓고 그림체는 무슨 사람 두 명이 놀라는 표정이다. 처음에는 무슨 해부학 같은 느낌이라서 무슨 의학하고만 관련된 줄 알았다. 근데 이게 은근 추리도 했다. 시대가 동학농민운동이며 을사조약 같은 것들이 나오는 것을 보아 확실히 대한제국시대가 맞는 것 같다. 이 웹툰을 보다보면 각시탈하고 비슷한 귀면탈이라는 것도 나온다. 근데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각시탈은 영웅 같은 분위기고, 귀면탈은 악당이랄까 나쁜 애들 같다. 하여튼 그렇다. 그리고 이 웹툰은 뭔가 교훈을 많이 주는 것 같다. 네이버 웹툰은 교훈 그런 거 없이 그냥 재밌다. 근데 이 웹툰은 재밌으면서도 교훈을 준다. 예를 들어 5월 27일 자로 나온 수사전 15화를 보면 이런 대화가 나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어쩌면 역사의 커다란 전환기에 서 있는 지도 모르겠네. 사람이 한 점이고 그 한 점이 서로 연결되어 긴 선을 만들면 그것이 역사라 가정해보지. 나와 자네. 어디쯤 찍혀 있는 점일까?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신분제가 사라지고, 만인이 평등한 시대로 가고자 하네. 반상이 구분이 없고 적서차별이 없는 시대. 남녀와 노소가 마주앉아 각자의 가치관을 말하고 주자의 예법이 아니라 실용을 우선하는 가치로 삼는 시대. 임금이 필요 없고 백성이 주인 되는 세상으로…….” “경... 경무사님!” “뭘 그리 놀라는가? 자네들도 저자거리에서 늘상 주고받는 말 아닌가? 모든 사람들 눈에 보이는 것이 이 궁궐 안에만 보이지 않아. 자네, 우리가 역사의 한 점이라면 어디쯤 있는 것 같은가?” “글쎄요. 커다란 변화에 이르는 변곡점 아닐까요?” “그래. 그렇지. 그래서 우리가 이토록 힘들게 싸우고 있는 것이지.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떠오르거나 가라앉게 될 걸세. 두려운 건 바로 그 때문이지. 한 순간 잘못된 판단이 역사의 죄인으로 우리의 이름을 기록하게 될 테니 말이야. 거창하게 생각하자면 그렇다는 것일세. 직무를 다하는 것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관리의 기본이야. 우리가 기본과 원칙을 지켰을 때 시대가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것을 보면 역사가 어찌 흐를지 짐작해 볼 수 있네.” 라고 말이다. 쓰다보니까 엄청 길어졌네. 하여튼 난 이 대화를 보고 나는 지금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지 생각해보았다. 그럼 대체 나의 기본은 뭐고 원칙은 뭔지 아직 잘 모르겠다. 네이버에 원칙이라고 쳐보았다. 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 사전에 명명되어 있는 그대로이다. 그럼 단지 원칙은 법에 불과할 뿐이라는 건가? 그냥 법만 잘 지키면 된다. 이 말인가?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아직 이 말이 뭐를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 살면서 알게 되겠지. 그럼 그것을 아는 순간 나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원칙을 잘 지켜왔을까. 앞으로 내가 원칙을 잘 지킬 수 있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 감상문 쓰면서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다하네. 그냥 재밌었다. 작가가 죽을 때 까지 계속 연재하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쓰면 될 것을. 하여튼 그랬다. 그런데 꼭 이런 해부학 관련된 것은 사회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더라. 옛날에 ‘싸인’이라는 드라마도 그랬고 말이다. 하여튼 그랬다. 횡설수설하면서 감상문 쓰다가 갑자기 진지모드 돌입. 그 다음에 급하게 마무리. 난 모르겠다. 누군가는 알지도 모르지. 팀 풍경 작가는 알고 있겠지. 아니까 저런 말을 했겠지. 하여튼 나는 이제 살면서 반드시 원칙의 사전적 의미 말고 다른 의미에 대해서 알아낼 것이며, 나중에 가서 지금까지 원칙이란 것을 몰라서 안 지켰을 뿐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바른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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