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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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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군자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2.09.25 조회수 23

“지, 덕, 체, 예 그리고 피규어. 이렇게 다섯 가지 덕목을 두루 갖춘 개화 성향을 가진 학식과 덕망을 갖춘 자를 뜻하는 말일세. 소위 대국의 것이라 하면, 낙서 한조각도 큰 사상이 있는 양 사대하는가 하면, 소국의 것은 오랑캐의 것이라며 업신여기는 것이 일반일진데, 오덕을 갖춘 자의 미덕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임에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타인의 취향을 존중해 주는 성품으로 참된 군자의 덕성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내가 어느 웹툰에서 본 말이다. 내가 원피스 빵 먹으면 나오는 스티커를 모아서 덕후 소리 듣는다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성제처럼 얼굴에 여드름 좀 많으면 무슨 오덕이라던지 십덕이라던지 하면서 전에 우성제가 급식으로 나온 요구르트 껍질을 벗겼을 때 박재용이 무슨 요짱 옷을 벗겼다면서 그러던 것이 생각나서 이렇게 쓰는 거다. 물론 요짱이라고 요구르트를 명명한 것은 내가 처음한 것이지만 말이다. 하여튼 그렇다. 다른 만화를 봐도 뭐만 모으면 덕후라고 하고 덕후라고 하면 말끝에 능능은 꼭 붙이고, 뚱뚱하고 안경 쓰고, 하여튼 그런 식으로 말한다. 다음 웹툰 ‘취미학배틀’에서 이런 덕후를 소재로, 다른 세계에선 덕후의 마음, 덕심이 그 사람의 싸움수준이라고 설정을 하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이 있다. 하여튼 이런 덕후를 소재로 한 좋은 만화도 많은데 네이버에 극지고라고 치면 나오는 ‘격투기특성화사립고교 극지고’에서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한명도 피규어 모으는 덕후인데 말끝마다 능능거리면서 뚱뚱하고 둔하다. 근데 싸울 때는 갑자기 그 지방들을 모두 태워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상당히 희한한 능력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여튼 그렇다. 덕후도 나름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아무것도 없이 평범하게 사는 것 보다는 이런 거라도 하나하나 모으는 즐거움. 하나라도 그것에 열중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게 중요한 거다. 성제는 덕후가 아니다. 우성제가 뭐 모으는 것을 본 적도 없다. 나는... 음 나도 원피스 스티커 모으니까 덕후라면 나름 덕후라고 불릴 수는 있긴 한데 피규어는 안 모으니까 상급 덕후는 아닌 것 같다. 내가 그냥 뭐 덕후소리 듣는다고 해서 이런 글을 쓰는 건 정말 아니다. 그냥… 사람들이 대부분 덕후에 대해서 안 좋게 생각하더라고. 그냥 그렇다고. 개인의 취향일 뿐이다. 존중해줘라. 덕후가 일본말인 오타쿠에서 나온 말인데 이거 상당히 거슬리는 말 같다. 폐인? 그렇게 해석이 되나. 그거 아는지 모르겠다. 오덕후도 좋은 뜻으로 표현하면 吾悳厚. 나의 덕을 두텁게 하라 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을 말이다. 하여튼 덕후 덕후 거리지 마라. 듣는 덕후 기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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