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날 밴드부에 있던 애들이 다 사물놀이로 건너왔다. 하다가 끊긴 것이 아니라 원래 6월까지 할 예산만 내려왔다고 밴드부가 없어진 것이다. 밴드부에 1학년 애들 몇명하고 2학년에 허우대는 멀쩡한 남자아이 두 명이 있었다. 그중에서 밴드부에 있던 남자들은 다 사물놀이로 왔다.
처음에 새로 온 사람들 앞에 쫙 새워놓고 배웠던 거랑 하고 싶은 거 말하라고 했다. 남인화는 건방지게 처음부터 부쇠를 하겠다고 나섰다. 그덕에 나는 안해도 되는 거니까 은근 좋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여튼 애들은 초등학생 때 다 해봐서 아는데 성제가 문제였다. 성제는 사물놀이 악기중에 하나도 해본 것이 없었다. 에휴 대구 비산초등학교에서는 성제 관리를 어떻게 했는데 애가 이모양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넘지말라고 문구까지 달아놓은 사슬을 뛰어넘다가 걸려 넘어지지를 않나, 옛날에 구하다가 공이 멀리 날라가서 '내가 갈게'하다가 골대에 박아서 피가 났다지? 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성제도 게임이야기할 때 들어보면 거의 전국에서 상위권에 드는 사람처럼 말하는 재주가 있지만 말이다. 2학년 허우대는 멀쩡한 남자아이들은 북을 했고, 남인화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면서 괜히 하겠다고 나댔다가 그냥 시간만 버린 것 같고, 남형우랑 조규상은 장구를 쳤는데 처음치고는 잘하는 것 같았다.
박재용도 옛날에 배웠으니까 상관없는데 성제가 문제다. 어휴 성제는 작년에 스포츠 댄스했으니까 그냥 다시 가지 왜 사물놀이 와서 폐를 끼치는 지 모르겠다. 뭐 다시 그러면 작년에 백남길 선생님한테 속아서 갔다고 그럴 것이다. 이러면 솔직히 할 말없다. 나도 속아서 작년에 스포츠 댄스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제대로 사물놀이에 왔다. 나야 초등학생 때 열심히 배워서 나름 할 줄안다. 그리고 나의 사물놀이 실력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그냥 있어도 실력이 늘어난다. 족구도 마찬가지다. 내 실력은 시간과 경험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제는 과거완료시제인 것 같다. 대구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지금도 영향을 끼친다. 각설하고 결론은 그냥 성제는 그냥 스포츠댄스하러 갔으면 좋겠다. 혼자가면 그러니까 밴드하던 애들 싹다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 박재용은 작년에도 해서 불쌍하니까 빼주고 말이다.
내가 이 글을 통해 알리고 싶었던 점은... 그냥 그렇다 이말이다. 나는 성제가 작년처럼 춤추는 모습을 보고싶다. 아마 성제는 절대 안가려고 할 것이다. 작년에는 선생님이라도 괜찮아서 가려고 했을텐데 올해는 별로라서 성제가 가고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난 성제의 그 웅장한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러면 올해는 동영상이라도 찍어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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