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주말이라 할 게 없는 관계로 집에 있던 십팔사략이라는 만화책을 읽었다. 이게 아마 아마 초등학생때 60권이 세트로 묶여서 팔던 그 책 중에 하나 일 것인데, 오랜만에 보니까 또 재미있었다. 처음에야 제목이 욕이랑 비슷해서 어떤건지 보려고 읽어봤는데 그게 당시에 내가 좋아하던 역사랑 관련이 있어서 나는 그냥 심심하면 그 책이나 읽었었다. 어제도 봤는데 이건 언제봐도 재밌는 것 같다. 초등학생 때 한창 한국사에 빠져있을 무렵에 세계사(자세히는 중국사이지만.)에까지 견문을 넓히게 해준 네 권의 책중 하나였
다.(아마 사마천 사기, 삼국지, 초한지, 십팔사략인 듯.) 이게 딱 한권으로 된게 아니고 여러 권으로 되있는 건데 역사에 있던 전쟁이야기나 재밌는 일들을 모아 놓은 것을 어떤 사람이 다시 그린 것인데, 솔직히 글보다 만화가 더 보기 쉬운건 사실이므로 지금도 계속 읽고 있다.
내가 뭐때문에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나는 역사 중에서도 전쟁같은 것을 좋아했고, 십팔사략에는 다른 책들에 비해 전투 장면이 좀 더 많이 나왔다. 십팔사략은 한 시대에만 있었던 일들이 아니고 여러 시대에 있었던 일들을 한꺼번에 다룬 듯 한데 아마 제목이 '十八史略'인 것을 보면 아마 열 여덟가지의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그걸 일일히 세면서 읽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제목하고 만화로 된 내용만 보고, 한 내용이 끝나면 2쪽가량 글로 자세하게 설명된 부분은 그냥 대충대충 읽고 그랬다. 하여튼 이 책을 읽고 역사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져서 비록 만화로 되긴 했지만 두꺼운 책들 심지어, 가격은 만원이 넘는 책을 사다가 심심하면 보고 또 보고 해가지고, 중학교 2학년 올라와서 역사시간에 대강 내용은 다 알고, 선생님께서 뭐 물어보실 때 대답은 못하는 일이 없으니 참 어렸을 때 괜찮은 일을 한 것 같다.
하여튼 이 책은 비록 당시에는 쓸모가 없었으나 2학년 때 들어서야 참 여러모로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 십팔사략이란 책을 읽은 사람은 전교에서 나 밖에 없을 것이다. 작년에는 창호도 역사를 좋아해서 대화가 좀 통했는데(물론 내가 더 상식이 풍부하긴 했지만) 올해는 애들이 다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없어가지고 대화가 안 통한다. 아마 애들이 글을 읽는다면 이런 책좀 읽으면 좋겠다. 읽어서 방해될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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