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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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예슬 | 등록일 | 13.04.01 | 조회수 | 21 |
허무가
힘쎄고 용맹하기로 소문 난 돼지 한 마리가 자기 앞에서는 큰 절 벌떡 벌떡하는 윗 마을 아랫마을 온갖 짐승들 모아다가 수련 한답시고 깊은 숲 속을 터덜 터덜 걷고 있는데 허기가 그렇게 져서 물이라고 마시자 생각하고 물 있는 웅덩이 하나 찾으러 돌아다녔다지 그렇게 반나절을 꼬박 세워 찾은 웅덩이에 죽어있는 산짐승 한 마리가 둥둥 떠다니고 모든 산짐승들은 이게 왠 떡이냐 싶게 그걸 보고 눈이 번쩍하니 생기가 돌더구나 그때 돼지가 앞장서서 그 먹이를 잡으로 웅덩이로 들어갔다지 허나 돼지는 물에서는 사람 손에 앉은 날벌레일터 돼지는 물 속에서 허우적 허우적 아이고 나 살려라 허우적 거리면서 겨우 겨우 물 속에서 빠져 나오고 다른 짐승들은 빈 손으로 온 돼지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니 다른 짐승에게 고기가 썩어 느이가 먹으면 탈이라도 날까 요 맘이 불편해 그냥 왔다고 말포장하니 아이고 감사해라, 아이고 생각도 깊으시지 하며 눈물 철철 흘리며 몸에 땅이 붙도록 절을 하고 손이 발이 되도록 박수치고 비니 그에 또 돼지는 어깨 쭉 펴고 콧바람 씩씩 불며 잘난 척이란 척은 엄청 했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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