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제 발은 못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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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남인애 | 등록일 | 13.04.22 | 조회수 | 37 |
우성제가 맨발로 실내화를 신고 돌아다닌다. 우성제가 근처를 돌아다닐 때마다 발을 보게 될때면 우성제 발이 참 못생겼다고 생각이 든다. 우성제가 맨발로 돌아다니는 이유가 있다. 역시 오늘도 평소와 같이 수업이 하기 싫은 날이었다. 하지만 이번 수업은 과학이었다. 과학은 시험범위까지도 다 나가고도 더 배우는 단계기 때문에 쉬엄쉬엄 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렇게 날씨 좋은 날은 야생화동산을 돌아다니면서 꽃이름도 배우면서 자연학습을 해야된다고 부탁드렸다. 처음에는 반대를 하셨지만 우리가 계속 박수치면서 난리니까 선생님이 마지못해 잠깐동안 다녀오기로 했다. 우리의 원래 목적지는 야생화 동산이었지만 어찌 하다보니까 학교옆 냇가로 옮겨갔다. 당연히 거기가 더 재미있었고 돌을 건너서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나랑 정미언니, 우성제랑 김은규는 냇가에서 돌아다녔는데 박재랑 김현지는 그냥 구경만 했다. 막상 넘어오니까 갈 때는 어떻게 갈지 몰라서 선생님이 시키신 대로 커다란 돌들을 물속에 빠트려서 돌다리를 만들어 건너기로 했다. 돌다리를 건설하다가 나머지 두명(박재, 김현지)이 건너편에서 구경만 하고 있길래 우리가 박재랑 김현지한테 작은 돌을 던져서 물을 튀게 했다. 그게 정말 재미있었다. 계속 던져서 물놀이(?) 비슷하게 변화해가고 있을 때 쯤. 우성제가 갑자기 그냥 돌다리를 만들지 말고 한 곳을 가리키면서 뛰어 넘고는 이렇게 넘어가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편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나가는 길이랑은 너무 멀어서 거기도 올바른 길이 아니었다. 괜한 짓을 한 우성제를 벌주기 위해 우리가 커다란 돌부터 시작해서 작은 돌까지 사정없이 우성제 앞 물에 던져서 물을 튀겼다. 근데 난 그렇게 많이 튈 줄은 몰랐다. 커다란 돌을 던지니까 물이 우성제를 덮쳤다. 당연히 우성제 옷은 다 젖어버렸고 우성제가 잠시 정적이 흘렀다. 우리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우성제 성격이 너그러워서 금방 웃어 넘겼지만 우리가 돌다리를 마저 만들 때 갑자기 양말을 벗더니 바지를 걷고 물속을 걸으면서 " 어짜피 젖은거 시바, 어짜피 젖은거 시바, 어짜피 젖은거 시바, 어짜피 젖은거 시바." 같은 말만 몇번씩 반복하는거다; 우리는 웃겨서 죽을 뻔 했다. 오랜만에 그렇게 크게 웃어본 것 같다. 뭐, 결말은 돌다리를 만들긴 했는데 불안정해서 처음 왔던 곳으로 돌아갔다는 거다. 조금 더 놀았으면 쉬는시간 종이 치면서 들어올 수 있었는데 딱 들어와 보니 2시 45분. 15분이 남았었다. 밖에서 더 머물고 오지 못한게 아쉽지만 30분동안 수업을 안한 것에 만족한다. 평소답지 않게 정말 재미있던 수업시간 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 그 뒤로 몇시간동안 우성제는 맨발로 돌아다녔다. 우성제는 발가락길이가 정말 짧았다. 발은 큰데 발가락이 짧았다. 김은규가, 우성제는 손이랑 발이랑 똑같이 생겼다고 했다. 진짜 그런 것 같다. 이상하게 길이는 짧은데 마디는 두껍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종일 우성제 맨발을 보고 있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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