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이번 달 말까지 문예창작 150개 완료라는 미션을 잊어먹지 않았다. 내일 서민수한테 받아야할 50만원을 걸고(전에 내기한 것에 이겨서 100만원받아야한다고 쓴 적이 있을텐데 불쌍해서 50만원 까까사먹으라고 깎아줌) 기필코 다 쓰고 말 것이다. 이번엔 흥보가 감상문이다. 작년말에 감상문 쓴다고 일기쓸 것 까지 싹다 감상문으로 쓰던 기억을 되살려서 이번에도 감상문을 몰아서 쓰도록 하겠다. 저번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금요일까지 하는 바람에 3시 30분차타고 집에 못 감)까지 학교에서 6교시끝나고 청소시간 후에 1시간인지 2시간인지 대충 타협봐서 1시간 30분정도 흥보가를 들었다. 보았다고 해야 되나? 판소리는 국어시간에 영상으로 잠깐 보고, 어렸을 때 TV채널 막 돌리다가 얼핏 본 것도 같은데 그것말고는 딱히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이번에 흥보가를 딴짓 안하고 열심히 보겠다고 생각을 했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냥 생각만 했었던 것 같다. 그 이유가 뭐냐면 그 서화석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판소리에는 창, 아니리, 발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발림이야 몸동작이니 상관없고, 아니리도 그냥 말하는 것이니 잘 들리지만 창을 할때면 뭔 말을 하는지 잘 안들렸기 때문이다. 그냥 들어도 안들리고 집중해서 들어도 그렇게 잘 들리는 것은 아니었다. 첫날에야 나름 열심히 들었던 것 같지만 둘째날은 슬슬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셋째날에는 탁구공이랑 셔틀콕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면서 우성제랑 짜고 앞자리 남형우를 괴롭히기도 하면서 들었다. 그래도 3일동안 조금이나마 들은 것이 있으니까 감상문을 조금 써보자면 리듬감이 있어서 초반 약간이라면 그다지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흥보가가 유명해서 그런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대목들도 많이 나왔다. 일단 화초장 어쩌고 하는 것은 국어문제집에서 본 기억이 확실히 나고, "네 이놈 흥보야"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고, "흥보가 기가 막혀"는 진짜로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느낌이었다. 그 뭐지 육각수? 그런 비슷한 이름의 가수가 불렀던 노래가 흥보가 기가 막혀 아니었나(아니면 됐고. 혹시 모르니까 네이버에 검색도 한번 해보고). 뭐 됐고, 대충 그런 느낌이었다. 흥보가를 들으면서 제일 신기했던 것은 그 가사를 다 외웠다는 것이다. 이야기 흐름을 안다고 해도 몇시간동안 공연을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외웠을까싶다. 뭐 그렇다. 흥보가 공연 나쁘지 않았다. 어쩌면 나름 유익했을 지도 모른다. 나는 흥보가 박씨인 줄 처음알았다. 이런 글을 쓸 때엔 형식적으로나마 나와야 할 마무리 멘트가 하나 있으므로 그것으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다음번에도 이런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 끝. P.S. 네이버에 쳐보니까 진짜 있다. 육각수 - 흥보가 기가 막혀. 그런데 1995년 발매인데 내가 어떻게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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