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주 일요일날 족구대회에 나갔던 일을 쓰겠다. 일기로 쓸지 감상문으로 쓸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니까 아무래도 감상문 보다는 일기가 더 나을 것 같다. 방학숙제로 이미 지난 일기를 한꺼번에 쓰던 초등학생때처럼 말이다(어쩌면 지금도?). 지난 주 일요일은 족구대회였다. 토요일도 아니고 왜 하필 일요일인가. 성경에서도 하느님도 하루는 쉬었다는데 왜 어째서. 일요일날 오전 6시 45분에 일어나서 7시까지 15분동안(사실 45분은 알람이 울리는 시간이고 사실 일어나는 시간은 50분인가? 뭐 어쨌든 그 때동안) 아침을 먹고, 20분동안 씻고 옷을 입고 그리고 버스를 탔다(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체육선생님께서는 애들이 일어났는지 안 일어났는지 확인하려고 전화까지 하셨다). 체육선생님께서 생활복을 입고 오라고 하셔서 생활복을 입고 가긴 하는데 좀 추웠다. 버스가 중간에 임산에 들릴 때, 남사민이랑 조규상이 탔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권동혁도 탔다. 4명이서 맨 뒷자리에 앉아서 가는데, 4명이 똑같은 신발(족구화)에다가 똑같은 옷(생활복)까지 입고 있으니까 참 볼만했을 거다. 영동 들어가기 전에 버스터미널에서 내려야되는데 판단실수로 인해서 조금 빨리 내리고 말았다. 어차피 1시간 넘게 기다려야되는데 좀 걸어가지 뭐 라고 애들도 꼬드겼다. 버스터미널에 딱 도착해서 버스표를 샀다. 6600원이었다. 표를 사고 의자에 앉아서 핸드폰 게임도 좀 하면서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고 청주로 갔다. 버스타있는 동안 참 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조금 쉬려고 하면 조규상이 옆에서 자꾸 버스 언제 내리냐, 체육선생님한테 물어봐야 되는 거 아니냐 하면서 계속 나를 귀찮게 했다. 나는 계속 몰라 라고 대답했고, 결국엔 조규상도 체육선생님한테 문자를 보내서 물어본 모양이었다. 그리고 한동안의 침묵. 조용하니 딱 좋았다. 그러다가 어느순간에 딱 보니까 청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리고 내렸는데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왜 체육선생님이 안 보일까나. 순간 당황. 전화로 물어보니 프리머스가 보이냐는데 내가 프리머스는 안보이고 롯데마트는 보인다고 했더니 롯데마트가 보인다고 했더니 롯데마트가 프리머스라고 하셨다. 그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지. 롯데마트는 롯데마트고 프리머스는 프리머스지 어째서 롯데마트가 프리머스인지. 뭐 그냥 그렇다는 거다. 체육선생님 차에 타서 서원중학교에 가서 족구경기를 준비했다. 상대팀은 형석중학교라고 작년에 내수중학교랑 해서 이긴 후에 붙었다가 진 팀이었다. 그런데 가보니까 내수중학교 학생들이 어디론가 단체로 걸어가고 있었다. 체육선생님과 애들은 내수중학교가 져서 일찍 가나보다 예상했는데 내수중학교 학생들한테 어떤 빨간색 차 타신 분이 이겼어?라고 물어보신 모양인데 학생들이 이겼어요 라고 외쳤다. 어이구 웬만한 드라마보다 막장인데? 작년에 진짜 못하던 팀이었는데. 그 상대팀도 참 고만고만했겠다. 딱 가서 체육선생님께서 공을 구해주셔서 밖에서 연습을 좀 했다. 안에서 연습하다가 고등학생 경기하는데 방해하면 혼날 것 같아서 말이다. 밖에서 형석중학교도 연습하는 것을 봤는데 그다지 못 찍었다. 그래서 마음편하게 연습하고 조금 연습하다가 경기에 들어갔다. 심판분께서 각팀에서 주장나오라 했는데 내가 나갔다. 제일 늙어서 그렇다. 그런데 심판분은 주장 인증을 할 만한 것이 있어야 한다면서 어디서 테이프라도 얻어서 팔에 감으라고 했다. 그래서 형석중학교 선생님이 테이프를 구해오신 것을 썼다. 동전 뒤집기로 공을 정할지, 코트를 정할 지 했는데 졌다. 심판에 정해준 거라 그렇다. 내가 정했으면 99.9%이기는 거였는데. 뭐 그래서 형석중학교는 코트를 정하고, 우리학교는 리시브를 할지 서브를 할지 정하게 되었다. 애들한테 물어봤는데 애들이 대답을 안해서 고민하다가 서브를 먼저 넣기로 했다. 족구선생님한테 서브를 배웠는데 하도 족구를 안해서 못하다가 얼마전에 조금씩 다시 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한번 해볼까해서 말이다. 심판분께서 호각을 부시면 그때 서브를 넣을 수 있도록 되었는데 왜 그런지 자꾸 공이 받기 쉽게 나갔다. 서브는 실패하고, 상대팀 선수가 찍은 공은 받아도 경기장밖으로 나가서 1세트는 3점내고 졌었나? 그래서 그냥 포기할까 했었는데 1세트 끝나고 쉬는시간에 체육선생님이 2세트도 그렇게 하면 원래 점심 닭볶음탕 먹는다고 했는데 알탕을 먹인다면서 협박하셨다. 그래서 2세트는 좀 경기다운 경기를 했다. 서브도 가끔 잘 들어가기도 하고, 상대 선수가 찍은 공도 잘 받기도 해서 초반에는 앞서기도 했었다. 결국엔 졌지만. 상대팀 수비가 못하는 거같은데 왜 은근 잘받았을까. 상대팀유니폼 뒤에 영어로 이름이 써있는 걸보니까 공격수 이름은 Ki Tae였다. 키태. 예전부터 다른 학교 공격수들을 항상 잘찍었다. 몇 명은 거의 영어선생님급이었다. 뭐 어쨌거나 졌다. 그래도 2세트는 열심히 했던 것을 선생님들도 아셨는지 점심은 닭볶음탕을 사주셨다. 처음에 이것이 익혀서 나왔느냐 익혀 먹어야 하느냐로 많은 고민을 했지만 답은 익혀서 나왔다였었지. 나름 먹을 만했다. 그 후에는 체육선생님께서 버스터미널까지 태워주셔서 그곳에서 버스표를 끊고 기다렸다. 1시간 정도? 그런데 교통비가 영동 시내버스 900원씩이니까 (까지 써놓고 다음에 써야지 하고 있었는데 지금 한달하고도 10일정도 지난 터라 내가 뭔 생각으로 여기까지 써놨는지 기억이 안난다. 어쩔 수 없다. 그냥 여기서 끝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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