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에는 사기꾼이 두 놈이 있다. 한 놈은 김현수고, 다른 한 놈은 서민수이다. 이 두 명은 거짓말쟁이와 사기꾼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작자들이다. 그 이유를 서술해보겠다. 시작은 서민수부터다. 오늘 아침은 원래 영어번역인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학 오답노트를 했다. 그 때 남인화가 뭘하다가 다시 컴퓨터실로 들어왔는데 서민수가 나한테 또 늦잠자서 늦게왔다면서 뭐라고 그랬다. 내가 몇 분 전에 분명히 봤는데 늦잠은 무슨. 그런데 서민수가 내 말을 계속 안 믿었다. 그래서 내가 내기를 하자고 했다. 5000원 내기. 내가 내기를 할 땐 내가 이길 확률은 90% 이상이다. 왜냐하면 그 밑으로는 내가 내기 자체를 아예 안 걸기 때문이다. 서민수는 겁도 없이 나한테 덤볐다. 그리고 액수도 5000원에서 갑자기 100만원으로 올랐다. 제기차기 20개 못해서 나한테 주기로 했던 1000원이나 먼저 내놓으시지 뭔 100만원. 내가 안주면 따귀 5000대 때리는 조건으로 응했다. 결과는 내가 이겼다. 박재용한테 물어보니까 아까전부터 있었다고 했다. 애초에 서민수는 내가 신청한 내기에 응한 것 자체가 패배 요인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100만원을 벌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자기는 언제 주기로 말한 적이 없다면서 내가 죽으면 묘비에다가 놔준다고 했다. 그러고나면 서민수는 나중에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나한테 따귀를 5000대 맞겠지. 뭐 어차피 내가 더 오래살 것 같은데. 그러다가 생각이 났다. 옛날에 그때가 토요일이었을 거다. 내가 지갑에 문화상품권이 있기에 우성제보고 판다고 했었다. 그런데 김현수는 자기한테 말 건 것도 아닌데 뭐 문상이 없으면서 판다 어쩐다 하면서 말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문상 윗부분을 살짝 보여줬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 쓴 거니 어쩌니 깐족대서 내기를 했다. 그 때도 100만원내기였다. 1학년 놈들은 100만원을 엄청나게 좋아하나보다. 그 때도 내가 이겼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안 주고 있던 것이 기억나서 내가 김현수한테 그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그런 적이 없다면서 말 지어내지 말라고 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종이를 찢어서 거기다가 100만원 적어서 박재용을 통해서 나에게 주었다. 언제는 그런 적 없다더니 기억이 나긴 하는 모양이지. 아마 그걸 나에게 직접 주었다면 김현수는 몸통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 기적을 구경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여튼 이런 일이 있었다. 1학년 놈들은 제대로 된 애들이 없다. 전용구야 원래 말을 잘 안하니까 제외하고 다른 놈들 말이다. 맞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학습효과가 전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나대기만 잘하지 다른건 별로. 서민수는 나한테 정확히 100만 2천원을 줘야 되는데 아직도 안 주는 걸 보아하니 하늘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은 것 같다. 뭐 자살에도 많은 방법이 있긴 하지. 서민수는 나한테 맞아 죽는 방법을 택했을 뿐이고. 끝이다. 끝끝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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