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 사촌형님이 오셨다. 8월 1일은 목요일이었는데 그 때엔 내가 학교에서 문예창작까지 써놨었고, 금요일에는 아마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것을 본다면 나를 죽이려들 것 같아서 안 썼다가 까먹고 주말에도 안 써서 월요일인 5일. 오늘에서야 쓰려고 한다. 주제는 감상문쪽으로 정했지만 쓰다보면 신세한탄이 될 지도 모르지만 한번 써봐야겠다. 8월 1일 목요일. 드디어 보충이 끝나서 기분좋게 3시 30분차를 타고 집에 갔다. 버스에서 내리려던 무렵에 큰 이모가 버스 뒤편에서 등장하셨다. 난 왜 못봤을까. 버스에 사람이 많아서 못봤겠지. 뭐 인사를 하고 함께 집에 왔다.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켰다. 요즘에 게임 안하다가 방학이라서 조금씩 하는데 요즘에 피파온라인 3가 끌려서 말이다. 피파 2는 또 내가 아주 잘했는데 3라서 뭔가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 때 자꾸 방해를 받았다. 큰 이모한테는 남승범 남승준 이라는 두 아들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일단 나에게 사촌형이 두 명이 있다. 이 말인데. 제일 큰 승범이형은 직장다닌다고 안 온 모양이고, 승준이형은 이번에 큰 이모랑 같이 왔는데 내가 게임하는 걸 보고 못한다. 못한다. 못한다 그래서 내가 짜증나서 한번 해보자고 했다. 컴퓨터가 한 대라서 그냥 컴퓨터랑 1vs1로 경기를 하고 끝난 후에 점수로 따지자고 했다. 나는 3:0으로 이겼다. 사촌형은 2:0으로 이겼다. 그러면 객관적으로 볼 때 누가 더 잘하는지 대충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형이 홈하고 어웨이하고는 급이 다르다고 그러면서 우겼다. 그래서 한번 더 했다. 이번에는 사촌형이 홈이고, 내가 어웨이 경기를 했다. 홈하고 어웨이라고 해봤자 진영이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누가 먼저 공격하느냐밖에 달라질 것은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사촌형은 2:0, 나는 5:0 누가 더 잘하는 걸까나? 이번에는 그냥 헛웃음만 지으면서 조용히 물러났다. 진작에 그래야지. 그런데 계속 번개가 쳤다. 우리집에서는 맨날 번개가 치면 전기제품 콘센트를 다 뽑으라고 해서 컴퓨터를 껐다. 그러면서 TV는 맨날 콘센트가 꼽혀 있지. 나는 번개가 그칠 때 까지 사촌형을 괴롭혔다. 승준이형은 내가 이기지. 그런데 이상한게 나는 승준이형을 이긴다. 승준이형은 병준이형을 이긴다. 병준이형은 날 이긴다 라는 가위바위보같은 공식이 성립된다. 뭐 어쨌든 그러고 놀고 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밖이 시끌시끌해서 나가보니까 둘째 이모가 왔다. 그 말은 병.준.이.형 이 왔다? Oh My God.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 그러면서 번개가 그쳐서 컴퓨터를 딱 키는데 그 모습을 보고 병준이형이 나를 보고 처음으로 한 말이 있었다. "롤 깔려있냐?" 이 말은 이번에도 놀러와서 컴퓨터만 잔뜩 하고 가시겠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나는 롤 안하는데. 안 깔려있다고 대답하고 계속 컴퓨터게임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촌누나가 문제였다. 내가 처음에 경계하니까 안 괴롭히더니 슬슬 긴장이 풀리니까 와서 갑자기 날 꼬집었다. 내가 왜 꼬집냐고 하니까 뭐 오랜만에 봤다나 뭐라나. 혼자 새로운 인사법을 개발했나보다. 나도 손톱 안깍은지 좀 됐는데 그 인사 한번 해봐도 될까? 라는 말은 애써 참았다. 그랬다간 나한테 뭔 짓을 하려고. 뭐 그 이후에는 내가 생각했던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병준이형이 내 목뒤를 때린다거나 하는 그런 것 말이다. 저녁에는 고기를 먹었는데 고기 먹을 때도 병준이형은 내 옆자리에 앉기는 했으나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다. 오히려 대학생이 되서 생각이 좀 깊어졌는지 나한테 쌈을 싸주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불안해서 안 먹는다 하니까 뭐 형이 주는 건 먹어야지 어쩌니 하면서 말이다. 그 때 올해엔 좀 편하게 지나가겠구나 했다. 그건 착각이었다. 술을 마시고나서 컴퓨터하면서 갑자기 옆에 있는 나한테 다른 애들(사촌동생들)은 자기한테 뽀뽀해 주는데 왜 너는 안해주냐면서 나한테 뽀뽀하려고 했다. 또 있다. 엄마가 하필 그날 민박을 받아서 방이 부족한 관계로 밖에 텐트에서도 잤다. 텐트랑 옆에 있는 정자에서도 말이다. 나는 원래 병준이형과 이모부와 삼촌과 나 이렇게 텐트에서 자도록 되어 있었다. 텐트가 ㅣㅣㅣㅣ이런 식으로 자면 4명도 잘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이모부가 ㅣ/ㅣ 이런식으로 주무셔서 내가 그냥 옆에 정자에서 잤다. 모기장과 이불만이 나를 보호해줄 뿐인 그곳에서 말이다. 옆에서는 승준이형이 자고 있었다. 그런데 나도 자려고 준비중이었는데 텐트가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병준이형이 나왔다. 화장실가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와서 텐트로 들어가다가 다시 나와서 나한테로 왔다. 뭔가 불안했다. 보니까 이모부가 영역을 더 넓히신 모양이었다. 아마 ㅡㅣ 이렇게 주무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병준이형이 내 옆에서 잤다. 매년 병준이형이 내 옆에서 잘 때마다 내가 못자게 방해를 하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나를 끌어안은 다음에 이번에도 널 못자게 하겠다면서 괴롭히다가 이번에는 3분정도만에 포기했다. 졸린 모양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본격적인건 8월 2일 둘째날이었다. 학교에 다녀와서 보니까 병준이형이 롤을 하고 있었다. 어제 저녁부터 깔았으니까 그럴만도 하지. 그런데 게임 다하고 나한테 더운데 물에 들어가자면서 날 꼬드기고, 내가 조금 있다가 가자 그러니까 지금 더우니까 지금 가야된다면서 나를 괴롭혔다. 일단은 반항해봤다. 어제도 반항해봤는데 안 때리고 협박만 해서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단 내 나이를 물어봤다. 16살이라고 답했다. 자기 나이를 말한다. 20살이란다. 그러고는 4살이나 차이나는데 이럴거냐면서 나를 괴롭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물에 들어갔다. 갈 때에 병준이형은 물론이고 사촌동생 3명이랑, 이모부랑, 큰 삼촌도 갔다. 예전부터 이모부랑 같이 물놀이에 가면 가는 곳이 있는데 물길을 돌벽이 막고 있고 그 위로 물이 작은 폭포처럼 떨어지는 그런 곳이다. 거기서 물놀이를 하는데 내가 한냉 두드러기라는 희한한 병이 있어서 말이다. 그냥 추운데 가면 간지럽지는 않은데 몸이 모기 물린 것 처럼 우둘투둘한 그런 게 있다. 그래서 내가 조절하려고 추울 때면 나와서 광합성을 하는데 병준이형이 왜 물놀이안하냐고 물어봐서 다 대답해줬는데 나보고 장애인이냐면서 놀리고, 이모부한테 이것 좀 보라면서 광고를 하고 다녔다. 그럼 그렇지. 물놀이가 다 끝나고 나서야 사촌형이 롤이랑 피파 3를 한다고 나에 대한 괴롭힘이 좀 줄어들어서야 겨우 쉴 수 있었다. 게임을 할 때도 가끔 내가 멍때리고 있는 것을 보고 괴롭히고는 하는데 지금까지 경험을 바탕으로는 내가 잘 때엔 안 괴롭혔다. 그래서 이번에는 할 것이 없으면 바로 누워서 자는 척을 했다. 그러다가 진짜 자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이번 여름은 슬기롭게 헤쳐나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촌누나가 문제였다. 유일한 사촌누나인데 은근 날 괴롭힌다. 병준이형이 나에게 육체적 데미지를 준다면 지영이누나는 나에게 정신적 데미지를 준다고 해야하나. 예전에는 별로 이렇게 안 심했는데 근래에 더 심해진 것 같다. 쌍꺼풀 수술하고 눈이 커지더니 시야가 넓어져서 내가 더 잘 보이나보다. 대한민국 축구선수들은 시야가 좁아서 패스를 잘 못하니까 나라에서 지원해줘서 단체로 쌍꺼풀수술을 하면 축구를 좀 잘하게 될까 라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나를 정신적으로 괴롭혔다. 올해에는 더 심해져서 밤에 고기를 먹고, 여기와서는 고기만 먹는다면서 살찐다고 밤에 나를 데리고 운동을 해야된다면서 하기 싫다는 나를 억지로 데리고 주차장을 뛰었다. 애초에 고기를 안 먹으면 될 일 아닌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처럼 참 처량한 신세였다. 그래도 뭐 달리기는 지영이 누나보다는 내가 더 잘했다. 예전에 나 유치원때 지영이누나가 상촌초다녔었는데 그 때 보니까 초등학교 운동회때 계주도 뛰고, 병준이형이랑 나보다도 더 빨랐는데 지금은 내가 더 빨랐다. 역시 시간은 날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구만. 뭐 어쨌거나 둘째날은 그랬다. 마지막 셋째날. 나는 토요일이라서 학교에 가지 않았다. 좋군. 둘째날에 이미 적응이 다 되어서 사촌형이 괴롭혀도 그럭저럭 참아줄 만 했다. 그런데 지영이누나는 안그래도 쌍꺼풀 수술하고 2번째로 보는 거라서 아직도 적응이 안되서 정신적 데미지가 더 심했다.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와서 본인을 괴롭힌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좀 쉬우려나. 이미 눈 크기로 보나 뭐로보나 내가 알던 그 누나가 아닌데. 병준이형 롤 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없었다. 사촌형은 자기가 나한테 롤을 가르쳐준다면서 이 게임은 중독성이 엄청나니까 지금 가르쳐줘도 3년뒤에 수능보고 하라면서 그러는데 난 딱히 그 게임 할 생각 없는데. 하면서 뭐 이렇게하면 트롤(그냥 게임 망친다는 뜻인듯)이라고 욕먹는다면서 너는 이렇게 하지 말라고 특별히 보여주는 거라면서 변명하기도 했다. 그냥 못하는 거 같다. 그리고 아이디는 왜 그모양인지 모르겠다. 우성제는 USA뒤에 숫자 여러개 붙여놓은 사대주의적 아이디인데 이 형은 욕같은 아이디였다. 여기다가 써도 되나. 띠벌로마 라는데 어쨌거나 뭐 그냥 병준이형은 롤은 하지말고 피파나 해야될 것 같다. 내가 피파온라인 2를 접은 이유도 사촌형이랑 1vs1로 하다가 져서 접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뭐 어쨌든 게임 구경도 잠깐이지 구석에서 사촌누나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졸렸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서 누워잤다. 자고 일어났는데 콘프레이크가 보였다. 분명 내가 나혼자 먹으려다가 인심 베풀어서 병준이형이랑 지영이누나한테 먹을 거냐고 물어봤다. 분명 병준이형은 먹는다고 했고, 지영이누나는 안 먹는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가져오니까 지영이누나가 숟가락 달라고 하고 한 입 먹더니 계속 먹었다. 아 그거 내껀데. 안 먹는다더니. 결국에 나는 내 몫의 그릇하고 숟가락을 다시 가야와야만 했다. 그 후에도 그 뭐더라 4천원짜리 투게더같이 생긴 통에 든 구구콘. 그것도 나랑 사촌형이랑 둘이먹으려고 숟가락 가져왔는데 그걸 또 언제봤는지 나와서는 자기도 먹는다고 숟가락 달라할 때 정말 짜증났다. 모든 동생들의 고충이랄까. 차라리 외동이 편하지. 뭐 그랬다. 그 날 나 무한도전 볼 때도 병준이형이 와서 방해하기도 했지만 뭐 그건 지금까지 당한거에 비하면 참아줄만 하지. 뭐 그 이후엔 딱히 괴롭힘을 당한 기억은 없다. 그냥 그 날 오후 11시쯤에 사촌형과 사촌누나는 집에 갔다 랄까. 그 이후론 내가 왕이었다. 승준이형이 있긴 한데 그 형은 평소에 자거나, 밖에 나가 있거나 둘 중에 하나라서 첫날 깐족거렸던 것만 제외하면 쓸 것도 없다. 뭐 그렇다. 이번 여름에는 병준이형 뿐만 아니라 지영이누나까지 날 괴롭혀서 좀 곤란했다. 내년엔 좀 나아질라나. 제발. 병준이형이 왔다가면 꼭 후유증이 생긴다. 첫번째로는 말수가 줄어들며, 둘째는 성격이 괴팍해진다. 셋째로는 시끄러운 것보다 조용한게 좋아지고, 넷째로는 그냥 혼자있는게 좋아진다. 지금 2일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좀 그렇다. 내일은 덜하겠지. 어쨌거나 내년에는 상황이 좀 나아지기를 바랄뿐이다. 사촌누나 얼굴도 적응이 되기를 바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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