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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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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3.07.23 조회수 28

방학이다. 덥고 습한 여름 방학이 왔다. 일단 방학이니까 기분은 좋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번에는 방학숙제를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초등학교때야 일기 쓰는 것 빼면 딱히 할 일도 없었다. 일기쓸 때 날씨 지어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그런데 중학교 와서는 할 일이 많아서 좀 많다. 문예창작이랑 영어 번역도 매일 하라고 그러지, 방학 시작하자마자 학교나가서 5교시 보충까지 하는데 1시 45분에 끝나도 버스시간때문에 집에는 4시에 온다.
지금도 오후 8시 35분까지 이러고 있으니까 갑자기 정신에 금이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영어 번역은 아까 학교에서 했으니까 괜찮은데 지금부터 나노라는 국어 문제집도 풀어야되고, 수학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수학문제도 20문제 가량 풀어야 된다. 따지고 보면 방학도 아니다. 대체 학교에서는 방학이란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상상이 안된다. 전국에 어느 학교가 점심까지 사줘가면서 보충을 시키려고 노력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4교시까지 하고 집에 가고싶을 뿐이다. 방학 초반이니까 이렇게 문예창작도 열심히 쓰고 그러는거지 나중에는 어느샌가 스르르 안쓰기 시작할 것이 분명한 일이다. 8월달 되면 사촌형한테 또 한참을 시달려야 되는데 좀 봐주지.
하상욱 시인의 시 중에 방학 기간이라는 시가 있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을 내일' 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면 나는 방학숙제에 어제도 시달리고 오늘도 시달렸으니 내일도 시달리겠네? 끔찍하다. 에라 모르겠다. 몰라 몰라 난 몰라.
그래도 우리반 애들은 방학되고 문예창작 아무도 안 썼는데 시작이라도 한 게 어디야. 시작이 반이라는데. 반이나 했으면 이제 안해도 되지 않나? 빨리 글을 마치고 다른 숙제를 시작하는 게 지금 상황으로는 최상책인 것 같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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