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시간에 우성제랑 대식가 타이틀 두고 우성제랑 대결을 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쓸 데 없는 건데 내 입장에서 보면 독도에 있는 거까진 과분하고 그냥 바다에 있는 플랑크톤 같은 아이한테 이기냐 지느냐가 달린 것이라서 질 수야 없었다. 그런데 우성제가 밥을 빨리 먹어가지고 처음에는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내가 다 먹을 때 까지 우성제가 기다려준다 라는 조건을 걸고 했다. 초반에는 우성제가 평소에 먹던 양으로 승부해줬다. 우성제는 의외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더군. 내가 그 양을 먹고 있는데 우성제가 다 먹더니 자기는 더 먹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나도 더 가져오라고 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양이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스 히딩크가 이런 말을 했었지.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나는 의미는 다른데 하여튼 말은 똑같다. 우성제가 가져온 밥을 이등분해서 반은 내꺼고 반은 우성제가 먹었다. 우성제는 벌써 다 먹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계속 똑같은 속도로 먹고 있는데 우성제가 나한테 갑자기 시간이 아깝다 어쩐다 하면서 지금 그냥 남기면 내가 이긴 것으로 쳐준다고 했다. 그건 우성제 치고 훌륭한 생각이었다. 평소에 나보다 밥 많이 먹는걸 자랑으로 여기던 아이인데 여기서 지면 망신이니까 그냥 져준다고 쳐주고 나중에가서 져준거니 어쩌니 하면서 생색내려는 심산이겠지. 그런데 나는 끝까지 다 먹었다. 내 진정한 파워를 우성제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게 너와 나의 수준차이임. 어제 고기먹을 때도 무승부를 먼저 제안한 것도 우성제였고, 오늘도 져준다고 하면서 끝내기를 제안한 것도 우성제였다. 그래서 내가 이긴 거다. 우와 우성제 이기니까 좋다. 좋다. 좋다. 좋다. 좋ㄷ... 아 이겼는데 왜 기쁘지가 않지. 어쨌거나 이제 내가 제일 많이 먹는 걸로 결정났다. 앞으로는 우성제가 밥 많이 먹는 걸로 못 나대게 해야지. 해야지...? 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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