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기념으로 우성제에 대해서 쓸 거다. 우리반에는 우성제라는 아이가 있다. 작년에도 우성제에 대해서 쓴 적이 있는데 우성제는 작년이나 올해나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마 태어났을 때 부터 저랬을 것 같다. 우성제가 1학년때엔 머리가 뾰족뾰족해서 파인애플 머리라고 하곤 했지만 이번 OT때 까지만 해도 앞머리가 곱등이 더듬이 처럼 생겨서 내가 곱등이 컷이라고도 했다. 도덕선생님이 계속 자르라고 하셔서인지 모르지만 개학하면서 앞머리를 자르고 왔다. 곱등이는 더듬이 자르면 방향감각 잃어버리는데 우성제는 학교 잘 찾아오는 거 보니까 괜찮은 것 같다. 개학하면서 뭔가 또 달라진 것을 생각해보니까 앞니가 떠오른다. 전에 초등학생때 뛰어다니다가 차동차 백미러에 박아서 부러졌다고 했나? 하여튼 부러진 건 보긴 봤는데 그래도 인조이빨(?) 이라도 끼고 있어서 멀쩡해보였는데 요즘엔 또 안하고 다닌다. 그 모습을 보니까 꼭 망치 뒷부분같다. 못 뽑고 싶게 생겼다. 뽑아도 되나? 나는 안 믿었지만 작년부터 우성제가 3학년이 되면 공부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성제가 3학년이 되니까... 똑같네? 3학년 초반부터 자고 있다. 내가 전에 박재용이랑 같이 우성제 놀린다고 학교에 자러 오냐고 하면서 오기만 하면 컴퓨터 사용에 추우면 에어컨 틀어주고 더우면 히터까지 공짜로 틀어준다고 했던 적이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쾌적한 환경, 변함없는 서비스. 그러하다. 아 그리고 요즘 들어서 우성제의 특징이 하나 더 생겼다. 전에는 게임만 하더니 요즘엔 일본 애니메이션만 본다. 내가 옛날에 우성제보고 덕후 덕후 이러니까 진짜 덕후가 되어서 돌아왔다. 방학땐 네이버에 "신작 애니"라던가 "애니 순위"같은 거를 쳐보더니 개학하고 나서 보니까 만화 이름만 딱 찾아서 본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한 점이 생겼다. 우성제의 하루는 48시간인가? 라는 거다. 무슨 애니를 봐도 나온 데 까지 다 봤다고 그런다. 내가 옆에서 볼때마다 시청하는 애니메이션이 달라진다. 그래서 너는 보던거나 보라고 하니까 그거 다 봤다고 다른 것을 본다고 한다. 하루에 애니를 몇 편이나 보는거지? 내가 원피스 580화인가 까지 보는데만 4년정도 걸렸는데 우성제는 아마 태어나서 지금까지 적어도 2천편은 봤겠지? 애니도 내가 보는 것 처럼 웬만하면 알 만 한 것도 아니고 다 처음 들어본 애니들만 찾아 본다. 슬슬 오덕군자 진화 중. 근데 보통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다보면 일본어를 조금이나마 하게 된다. 나도 초등학교 4학년때인가 원피스 1기 오프닝 한 10번 보니까 오프닝 가사에 나오는 일본어는 다 외웠는데 우성제는 그렇게 많이 보고도 못 외우나 보다. 아는데 모르는 척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말로 못외우는 거라면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전에 우성제가 박재용 놀린다고 곰이라는 단어를 일본어를 찾아서 외웠는데 며칠뒤에 또 까먹고 있다. 곰이 일본어로 쿠마인데 쿠마는 원피스 애니에서 나오는 사람의 이름이기도 한데 말이다. 그리고 아까는 일본어로 맛있다가 오이시인데 오야시라 그랬나? 뭘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아 그래도 우성제가 애니만 봐서 퇴화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성제가 나보고 절규를 그려보라고 했기 때문이다. 성제가 절규를 다 알다니. 근데 절규 그린 사람을 피카소라고 알고 있었던게 함정. 어쨌거나 그렇다. 근데 우성제에 대해서 쓰다보니 나쁜 점만 나오는 것 같다. 노린 게 아닌데... 그럼 이제 좋은점을 써야겠다. 우성제는 일을 열심히 한다. 그냥 안해도 되는데도 가서 찾아서 한다. 힘자랑 하려고 그러나? 하여튼 그렇다. 지금은 말만 중학교 3학년이지만 따지면 초등학교 9학년같다. 그래도 커가면서 철들겠지? 어쨌거나 그렇다. 우성제가 뭐 오토다케 히로타다처럼 팔다리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 알아서 하겠지? 마지막으로 우성제한테 좋은 말이나 해야지. 우성제는 각시탈을 닮았다. 따지자면 눈도 있고, 코도 있고, 입도 있고, 머리카락도 있다. 공통점이 꽤 많네. 하여튼 그렇다. 아 모르겠다. 원래 가전제품이 고장나면 두드려서 고치는 법이고, 글이 망쳤을 때엔 그냥 끝내는 법이다. 그래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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