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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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효정 | 등록일 | 13.08.15 | 조회수 | 32 |
방학에 시작되면서부터 집안일은 거의 내가 하기 시작했다. 설거지부터 빨래하고 널고 걷고 청소기도 돌리고 이불정리도 하고 하루종일 내가 꼭 하녀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힘들게 일하신 엄마의 모습을 보면 뿌뜻하기도 하였으나 나 말고는 아무도 집안일을 하지 않는 걸 보면 나도 손가락 까딱 하기 싫었다. 그렇지만 나도 내성질에 못사는 사람이라 더러운 집을 볼때마다 숨이 턱턱 막혔다. 내가 엄마딸은 확실히 맞는 것 같다. 어질러진것은 보기가 안좋고 다시 쓸때도 보기가 안좋다. 그래서 더욱이 방학기간 동안은 미친듯이 치웠다. 하지만 뭐 내 생각은 나만 힘들게 한 것 같다. 청소를 해놓으면 다시 더러워지고 또 하면 더 더러워지고 그 때문에도 아빠랑 유정이에게 많이 화가 났다. 같이 쓰는 집을 나 혼자만 치우니 엄마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알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화장대도 삐뚤어있으면 치우고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처음에는 결벽증인가 싶어 좀 찜찜했는데 당연한 일이었다. 그 날도 그렇게 청소를 하고 엄마를 맞이했다. 솔직히 그 날은 유정이와 아빠에게 더욱 화가 나서 아무 말 않고 책만 보고 있었는데 엄마가 미안하다며 손에 이만원을 쥐어준 것이었다. 나는 나를 잘알기 때문에 이만원의 용돈을 얻어서 좋았던게 아니라는 걸 알수 있었다. 그냥 수고했어 말한 마디가 참 고마웠다. 요즘들어 별거 아닌 말한머디가 참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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