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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버스를 타다
작성자 이지수 등록일 13.05.07 조회수 108

사라,버스를 타다

윌리엄 밀러 글, 사계절 출판사

 

우리는 어려서부터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그리고 그 옳은 것을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며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머지않은 과거에는 그 주장이 무색하리만큼 다른 사람의 인권을 짓밟는 것에 대해 작은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했던 적이 있었습니다.더군다나 바로 오늘 세계의 초강대국이라 불리던 미국에서 말이죠.

이 책은 당시 흑인과 백인의 차별이 존재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담고 있습니다.당시 존재하던 법에는 흑인은 버스의 맨 뒷자리에만 앉을 수 있었으며,그나마도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함께 버스 좌석에 앉는다고 병균이 옮습니까? 공기가 더러워집니까? 당시의 백인들에게 외쳐봅니다.

책의 주인공 사라는 흑인소녀입니다. 사라는 잘못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옳은 것을 주장한 소심하고 겁많은 어른보다 나은 작지만 당당하고 예쁜 소녀입니다.

어느 날 아침 사라는 '백인'만 앉을 수 있는 버스의 맨 앞좌석에 가봅니다.뒷자리와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일까! 사라는 평소의 규칙대로 뒷자리에 가지 않고 앞좌석에 앉습니다.그 모습을 본 버스 운전기사는 규칙을 따르지 않겠다면 내려서 걸어가라고 험상궂은 말을 합니다.하지만 사라는 꼼짝도 하지 않죠.그리곤 그대로 앉아서 가겠노라 당당히 말합니다.

"전 학교까지 타고 가겠어요!"

버스는 출발하지 않았고,결국 경찰관이 왔습니다.경찰관도 따로 앉아야 한다는 법을 말하며,사라에게 뒷자리에 가라고 말합니다.

버스 밖에는 무슨 일인가 싶어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이기 시작했고,그들 중 몇 몇은 사라에게 욕을 했으며,또 몇몇은 용기있는 사라를 응원했습니다.

도대체 버스의 앞좌석과 뒷 자석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아마 그 경계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 내면 깊숙이 자리한 이기심은 아니었을까요? 나와 다르다면 무조건 '틀리다'라고 생각하고,나보다 우습게 여기려 했던 사람들의 못된 이기심이 아니었을까요? 이것은 사라라는 어린 소녀조차 이해하지 못한 말도 안되는 ‘차별’이었습니다.그래서 사라에게 "도대체 무엇이 다르길래?"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사라는 결국 경찰서로 가게 됩니다. 사라가 무슨 죄를 지었을까요? 어린 소녀에 불과했던 사라는 얼마나 무섭고 떨렸을지……. 진짜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을 잡아야할 경찰관이 참으로 한심스러웠던 장면입니다.

하지만 한 신문사의 기자가 찾아와 용기 있는 사라의 이야기를 취재해가고 사람들은 점점 사라의 이야기에 대해 빠르게 전해듣습니다.그들은 그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제 생각이건데 분명 내가 못했던 것을 용기 있는 사라가 대신해 준 것에 대해 힘찬 응원의 박수를 쳤을 것 같습니다.

경찰서에 있던 사라는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사라는 엄마에게 ‘언젠가는 법이 바뀌겠지’,라는 다소 자포자기 한 듯한 말을 듣습니다.일개의 개인이 사회의 틀로 견고해져버린 법과 흑인에 대한 딱딱한 고정관념을 깨기에는 너무도 높고 단단했기 때문이겠지요…

단지 피부색만 달랐을 뿐인 모녀는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다음 날부터는 버스에 오르지 않고 거리를 걸어갑니다. 그런데 그런 사라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어린 사라에게 사인을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모두에게 평등한 권리를 주장한 용감한 소녀의 주장에 너도나도 동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신문기자가 또다시 사라를 취재해가고,이제는 더 많은 흑인들이 사라의 행동에 동참하며 버스를 타지 않습니다. 흑인들이 한명도 버스를 타지 않자 버스회사도 그리고 시(市도)당황했지요.

결국,사람들의 소리없이 강한 요구와 경제논리에 진 시장은 법을 바꾸었습니다.모두가 평등하게 버스에 오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짧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한 권의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어른이 된 우리는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아이들을 만날 때 옳은 것,바른 것을 말하지만 정작 우리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잘못된 틀을 얼마나 부수며 살고 있는지 반성해봅니다.

말이 아닌 나 먼저 행동으로 보여질 때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교육이자 훈육이 되고,나아가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되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나 혼자가 아닌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날,그리 멀고도 힘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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