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신각수 동문 귀국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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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기엽 | 등록일 | 11.05.17 | 조회수 | 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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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된 것 같더니 벌써 초여름인 듯 무덥군요. 평안하신 가운데 계절의 여왕인 5월을 즐기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11일 북경대 객원연구원 체류생활을 끝내고 귀국하였습니다. 당초 두 달 동안 머무를 예정이었는데 지난 달 주일본 대사로 내정되어 일찍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40일간의 짧은 체재였지만 옆 나라 중국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부상하는 중국”은 워낙 요즈음의 화두가 되다보니 짐작하고 갔습니다만 “변화하는 중국”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부상하는 중국의 모습은 크게 3 SF로 표기될 것 같습니다. Size Formidable, Speed Fast, Scope Fearful 입니다. 정말 우리로 하여금 여러모로 생각을 복잡하게 하는 중국입니다. 그렇지만 훌쩍 커버린 중국의 힘 뒤로 중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중국 지식인이 가진 고뇌의 편린들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최신식 빌딩 옆에 우후죽순처럼 올라가고 있는 건축현장에는 하루 몇 십 위안으로 세끼를때우는 농민공이 있는가 하면, 최신식 빌딩에는 한 끼에 2-3만 위안씩하는 식사를 거리낌 없이 먹어치우는 중국 부자들이 병존하는 모습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커다란 모순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중국과는 좋든 싫든 이웃으로 평화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변화하는 중국이 어떻게 나갈 것인지 누구보다도 많은 연구를 하고 고민을 하여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2번의 한-중 세미나 참가 기회를 포함하여 북경대 교수를 비롯한 청화대, 인민대, 현대국제연구원, 중앙당교 등 한반도 및 동북아 관계 학자와 연구자들을 다수 만나서 북한 문제, 한-중 관계, 남북관계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유익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떠나기 전날에는 북경대에 설치된 김구포럼에서 최근 동북아 정세 속에서의 남북관계 및 한중관계에 관한 강연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느낀 것은 중국이 자신이 안고 있는 내부 문제가 대외정책결정과정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내년 세대교체가 있은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보다 분명한 정책 전환의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고속성장의 그늘 속에서 여러 사회문제들이 깊어가고 있으며, 규모가 큰 만큼 문제도 큰 것 같습니다. 중국 지식인들과의 대화 과정에서 중국의 장래에 관한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국 내 백만장자가 백만 명을 넘어섰다는 최근 통계에서 보듯이 지니 계수가 0.5를 넘어 위험수위에 이르렀고, 1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우리와 같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앙등으로 인한 버블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이런 내부모순들을 해결하여야 하는 중국 지도부로서는 현상유지에서 벗어난 정책변화를 꾀할 여력이 별로 있지 않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꾸준히 전략적 소통을 통해 중국에 우리 메시지를 발신하고 우리 정책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해소해 간다면, 2008년 한-중 양국 간에 수립한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에도 제법 탄탄한 살이 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부터 주일대사 내정자로서 일본 부임 준비를 서둘러야 해서 완전히 모드를 바꾸고 있습니다. 지금 예정으로는 6월초 동경으로 부임하 게 될 것 같습니다. 3.11 지진/쓰나미 재해로 일본 정치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지 대사로서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재해를 돕기 위해 우리 국민들이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한일관계를 새롭고 두텁게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현지 대사로서 이런 분위기를 잘 활용하여 “탄탄한 21세기 한일관계”를 만들기 위해 진력을 다 할 생각입니다. 많은 성원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간단히 귀국인사에 대하고자 합니다. 동경으로 떠나기 전에 인사를 드려야지만 워낙 준비에 경황이 없어서 못 뵙더라도 동경에 오시게 되면 꼭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5월이 되기를 빕니다. 2011년 5월 12일 신 각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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