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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입니다(신각수 동문
작성자 홍기엽 등록일 11.04.15 조회수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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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대 교정에서

4월 1일 북경에 도착한지 이제 열흘이 되어 갑니다. 북경의 시계도

서울처럼 빨리 가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북경대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떨어져있는 Somerset 장기호텔에 머물게 되어 빨리 정착을 하였습니다. 

2개월간 있을 곳이 그리 마땅하지 않았는데 가구와 부엌이 완비된 곳이라 지내기 아주 편리합니다. 


낯설게만 보이던 중국어 간자도 이제는 조금씩 알게 되니까 지명과 간판 읽은 일이 재미있어지고 있습니다. 

34년간의 외교관 생활로 체득한 빠른(?) 적응력은 중국에 서도 예외는 아닌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차량우선의 통행문화 때문에 극도로 조심하면서 거리를 건너는 것이 두리번두리번아직도 어줍기는 합니다.


예상과는 달리 북경은 서울보다 기온이 높아 봄꽃이 만발하였습니다.

올 겨울 북경은 유난히 눈과 비가 없어 매우 메말라 있습니다. 

다행히 도착하던 날에 비가 조금 와서 먼지가 씻어져 며칠간 파란 하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황사가 많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고 하니 언제 나빠질지 모르겠지만 지난주에는 좋은 날씨를 한껏 즐겨 다행입니다. 

다만 건조하고 먼지가 많은데다 바람이 많이 불어 목과 눈에는 상당히 좋지 않은 형편입니다.

북경대는 학풍이 자유로워서 교수들을 만나보면 상당히 의견을 활발히 개진하는 경향입니다. 

그리고 국제관계학원에는 미국 전문가가 많고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물론 미국에 대한 신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전략 환경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미국이 압도적 비중을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에 관해서 관심이 많지만 우리 생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 앞으로 종종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여 보다 객관적이 고 타당한 생각을 가지도록 노력해 볼 생각입니다. 


고맙게도 모두들 따뜻하게 대해주고 있어 편안한 마음입니다.

89년 천안문 사태 직후 중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출장으로 종종 왔었지만 이번에 와서 특히 느끼는 것은 중국의 방대한 규모입니다. 

예전에도 그런 느낌은 가졌지만 직접 피부로 부딪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마도 경제력이 붙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어디를 가나 참 사람이 많고 건물이 무척 크고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얼굴 모양을 보아도 과연 漢族이 동일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지하철도 타보고 쇼핑몰에도 가보고 하니까 중국 일반인들의 삶을 볼 기회가 있어 좋습니다. 

길거리에서 중국 젊은이들이 애정 표현을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Old Guard라 그런지 아니면 해동유학에 너무 물든 탓인가요?


작년까지만 해도 북경의 교통 사정이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차량이 매년 100만대 이상 늘어나 체증이 무척 심해졌다고 합니다. 

순환도로가 여러 개 있고 왕복 8차선이지만 차량이 늘어나면 어떻게 할 수 없나 봅니다. 

고육지책으로 올해는 매년 차량 허가 대수를 매월 2만대로 제한하여 주재원들이 애를 먹고 있답니다. 

시내 어디를 가도 건설 현장이 있어서 중국의 빠른 발전 속도를 짐작하게 합니다. 

약간 어수선한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변화가 빠른 증좌이겠지요. 

일감으로 우리의 1980년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짧은 기간이지만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늦었다 생각할 때가 빠른 것으로 될 수도 있으니까 

어려운 4성을 현지에서 익혀보려고 합니다. 

매일 1시간씩 북경대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으로부터 배우게 되었습니다. 

배울수록 어렵다는 이곳 중국어 연수생들의 말을 들으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녹슨 머리를 굴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금년 1/4분기의 중국 무역수지가 오랜만에 적자를 기록하였다고 하는데 우리 경제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질적 전환을 위해 내수로 전환하려는 노력과 석유가격 앙등 등 수입물가의 상승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임금상승도 본격화하고 있어서 제조업기 지로서의 중국의 매력이 줄어드는 대신 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이 늘어 간다는 이곳 상사 간부의 말이 통계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 지방에도 가보고 다양한 연구소와 학교의 한반도 관계자를 만날 계획으로 있습니다. 

국제관계학원에서 적극 도와주겠다고 하니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어를 하면 좋겠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영어로라도 대화를 하면 무엇인가 얻는 것이 있겠지요. 


5월에는 한반도 관련 발표를 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으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우선 북경에 도착해서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리고 귀국하기 전에 정리가 되면 북경 소회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봄의 약동하는 기운을 듬뿍 받으시고 건강하신 가운데 많은 성취 있으시길 빕니다. 


북경에 오시게 되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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