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지만 할 일이 있어 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어둑해진 저녁에 후문을 나서는데 계속 무엇인가를 줍고 계신 분이 계셔서 가까이 가보니 저녁마다 우리 학교를 내 집처럼 지켜주고 계시는 아저씨(김용배씨)께서 쓰레기를 줍고 계셨다. 작년까지만 해도 출퇴근을 할 때마다 바람에 날리는 휴지 몇 개쯤 줍는 일이 허다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금년 들어서부터는 그럴 일이 거의 없었던 것이 다 이런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선행을 하고 계셨기 때문이었음에 깊은 감동이 느껴졌다.

마침 사진기를 갖고 있었기에 사진 한 장을 몰래 찍었더니 누구든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인데 뭘 그러냐고 오히려 쑥쓰러워 하셨다. 휴일이 돼도 언제든지 상주하고 계시는 지킴이 아저씨 같은 분께서 우리 학교를 우리보다 더 큰 애착을 갖고 계시기에 언제든지 내 집 드나드는 것처럼 얼마나 편안한지 모른다. 그리고 늘 넉넉하고 인상 좋으신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시니 더 친근감이 느껴져 가족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