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혁명은 지금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운전자 없이 움직이는 자동차가 도로 위를 누비고 있고, 기사를 쓰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도 나왔어요.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해야 합니다."(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지난 27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5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 운영교원 제1차 워크숍'.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이 행사에서 김진형 소장이 첫 발표자로 연단에 섰다. 김 소장은 자동차, 영화, 제조·유통, 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프트웨어가 주도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소프트웨어교육 선도학교 160개교 교사 400여명은 3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강의에 집중했다.
◇"프로그래밍으로 '책 읽는 로봇' 만들어요"=워크숍에서는 초중등 교사들의 소프트웨어 교육 사례도 발표됐다. 발표자는 강희승 울산 이화초 교사, 조수연 인천 제물포중 교사.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한 학기 동안 소프트웨어 교육 시범학교의 담당 교원으로 분했다. 미래부는 지난해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 72개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학교 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강 교사는 교과서 내용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연계한 SSI(Socio-Software-Issue) 프로그램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테면 교과서 특정 단원 내용을 토대로 삽화 등이 포함된 이야기 책을 만든 뒤 프로그래밍을 통해 음성지원이 가능한 로봇이 직접 만든 책을 읽게 하는 식이다.
조수연 교사는 로봇씨름대회를 개최해 학생들의 흥미를 끌었다. 조 교사는 "프로그래밍이 실생활에 도입되는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며 "프로그래밍 수업에 대해 학생의 절반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창의력 검사인 토란스 테스트(Torrance Test)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 지수도 높아졌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워크숍 장소 바깥에서는 각종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만든 교육 프로그램이 공개됐다. 전시를 둘러보던 방희건 경기 시흥 연성초 교사는 "초등학생들이 프로그래밍을 어렵게 느낄까 걱정이라 적절한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며 "오늘 워크숍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얻어간다"고 말했다.
강연자들이 쓴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따로 받고 싶다거나 구체적인 시범학교 사례가 궁금하다는 요청도 줄을 이었다. 문화인 전남 해남동초 교사는 "올해부터 처음 소프트웨어 수업을 시작해 고민이 많은데 교과와 연계하는 등의 교수법은 앞으로 수업할 때 도입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교원 역할 가장 중요"=미래부와 창의재단이 이번 워크숍을 개최한 것은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정책 때문이다. 초등학교는 2017년, 고등학교는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이 필수과목으로 편성된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작년 시범사업을 확장, 전국 160개교(초등 53개교, 중학교 90개교, 고등학교 17개교)를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로 지정했다.
오는 7월엔 학교별 중간보고서를 제출받고 선도학교 지원 연구단의 컨설팅 등을 거쳐 12월 성과 발표회를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원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워크숍, 상설 연수, 영국 소프트웨어 교육 전문가 초청 워크숍, 해외 소프트웨어 교육 우수현장 체험 연수 등도 개최할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학교 72곳 중 담당 교사 전근 등으로 인해 소프트웨어 수업을 포기한 학교가 30여곳 된다"며 "많은 교원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노력을 기울여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