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11 월요일
1학년 여자아이들과 종이인형을 만든다. 어렸을때 인형만들어 옷입히는 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구두, 모자 종류별로 만들어낸게
기억난다. 재미와 팡팡이라 이름 붙인다하니 자기네들도 아름붙이기 바쁘다. 은정인 코코, 정미는 자기인데 계속 마음에 안든다며
다시 그리고..은선이 옷을 그대로 따라 만들어 인형에게 주었더니 은선이 얼굴에 함박웃음이 핀다.
1학년 남자아이들은 비행기접어 날리기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제트 비행기접는 법을 알려주었더니 좀 따라하더니 별 반응이 없다.
못접어도 자기가 알아서 쉽고 빨리 접는게 우선인가보다. 성수는 매번 날리다 잃어버리고 재우도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날리니 계속
만든다. 지난 주부터 액자만들려고 자기 얼굴그리기를 해서 모아둔 것을 그냥 물어보지도 않고 마구 꺼내서 접는다. 정돈하는 거며
같이 쓰는 거니 함부로 하지 말자 해도 그때뿐이다. 차츰 차츰 나아지엤지만 지금은 볼때마다 강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일 먼저 정한 규칙이 창가에 올라가지 않는가 아닌가. 무엇보다 안전히 있는게 우선이니 말이다, 재우가 보육실
담을 자꾸 올라간다. 안그래도 다리가 다쳐 움직이면 안좋은데 그래서 거기가 그렇게 좋으니 아예 집에 갈때까지 거기 있으라 해
다리를 받쳐주고 내려오지 말라 하니 힘든지 내려갈래요 한다. 그래 아니야 계속 있자, 하고 얼마동안 있으니 울상이다. 이젠
앞으로도 올라갈래? 하니 아니요 한다. 마구 뛰어다니는 걸 보면 얼마나 조바심이 나는지..다칠까 걱정이고 실내에서 조용히 걷는
것도 익혀야 하고 몸이 앞서는 아이들은 잔소리로 들리겠지만 말이다..
학교 담장앞 잔디에다 동네 할머니에게 얻은 꽃을 심다. 패랭이종류다. 꽃밭을 꾸미려 하는데 심어놓고 물 갖다주기도 만만치 않다.
피트병에 담아 조금씩 주는데 물있는데가 멀어서 그것도 쉽진 않다. 그래도 해볼때까지 해보련다. 텃 밭을 가꾸면 더할
나위없지만...
2007, 6,12화요일
책만들기를 하다. 계속 노래를 배우는데 담아두면 좋을듯해 내마음의 노래 책을 만든다.
이면지를 잘라서 실로 꿰매고 색종이로 마감처리한다. 종이 자르는 것부터 반듯하게 안된다고 종이랑 실랑이를 벌이는 아이들..
모양이 일정치 않다고 계속 잘라내기도 해 작아진 것, 다들 열심히 끙끙거리며 한다. 그래도 바느질을 한 번 해봤으니 실매듭도
알아서 하기도 한다. 홍석이도 어찌나 잘따라하는지 부지런하게 만들어 금방 완성한다. 거기에 이름써놓고 자기식대로 꾸며서 노랫말은
나에게 써달라한다. 형아, 누나들이 하는 건 따라하고싶은 동생들,, 우리때도 언니들이 뭐하나 하면 열심히 따라했는데.. 2시간
내내 만들다 밖에서 놀자해 모두 큰 버즘나무아래로 모인다. 손수건 돌리기가 시작됐다. 2학년승준이 태권도띠를 가지고 하는데
서로들 자기한테 달라한다. 그냥 도는게 재밌나보다 몇바퀴도는 것도 잊고 마구 달리다 아무 때나 멈춰 앉는다.. 그러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데 재우가 자기맘대로 꽃을 부르는 거다, 진달래꽃, 비행기꽃,, 무슨 무슨 꽃하며 하는데 모르는 거니 아이들이
따라하더니 그만 둔다. 그렇게 새롭게 만들어내는 재우가 엉뚱하지만 재밌다. 자기도 그냥 불러보는 거라 어떻게 하는 거냐 물어보면
웃기만하기도 하고 말이다..아뭏든 재밌다.
2007,6,13수요일
연극연습을 하는 날, 다용도실이 수업중이라 과학실로 옮겼다. 1학년, 2학년의 홍당무연습에 홍석 홍준 용준이 또 안하는 아이들은 구경하는데 더러 구경온 언니, 오빠들도 있다.
하늘인 열심히 해설하고 승준인 숙제하다 자기차례되면 하고..다들 자기 나올때마다 집중하는데 함께 하는게 그리 쉽지 않지만
나름대로 남할 때 보면서 서로 웃는다. 한번 끝내는데 시간이 꽤 걸리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이다. 매번 배역을 마음에 안들면
바꾸겠다 하긴 하지만,, 3학년의 연습은 나름대로 틀이 잡혔다. 그래도 그때 그때 아이들 상황따라 빠지기도 하니 시간이 좀
걸리는 일이다...배역이 바꿨다. 코끼리기 종석이었는데 은용이랑 바꿨다. 관이 건이도 전학가느라 없고,, 오늘 나와 영어선생님이
깜짝 송별회를 준비했는데 아쉽게도
엄마가 일찍 데려갔단다. 토요일에 간다했는데 말이다. 그래서 우리끼리 푸짐한 잔치를 했다.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가니 좀 마음이 그렇다...서울에 오면 만나요 했던 관이 건이
몇 안되는 아이들이라 빠진 자리가 좀 썰렁하다. 잘지내길 바라며..
2007.6.14 목요일
몸그리기를 하다. 누가 누울까하니 홍석이가 저요한다. 그래서 종이에 눕혀놓고 용준이와 그리는데 간지럽다며 일어난다 그래 용준이가
자기가 눕는 단다 해서 재우와 홍석이와 같이 그리다. 낄낄거리며 그리는 재우, 간지러워도 잘 참는 용준이..멋진 그림이 되다.
거기에 몸의 이름들을 써놓고, 과학실에서 인체표본도 갖다놓으니 흥미로와한다. 몸에 관한 책도 갖다놓고 “몸속 여행” “아가야,
안녕”책을 같이보다. 1학년 남자아이들은 그냥 관심없고 정미, 헤빈, 은선, 은정인 눈을 반짝이며 본다. 4학년까지 다들 와서
몸을 그린다. 아는 몸 이름도 서로 이야기하면서 몸책도 열심히 들여다보고말이다..새로 배우는 내똥꼬, 만지지마 내 엉덩이., 내
자지란 노래를 보더니 다들 이상하게 변태예요하면서 재밌게 따라부른다. 다들 자기또래 아이들의 시인데 성에 대한 금기가 있는지라
쉽게 드러내놓고 맣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스레 몸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면서 책도 같이 읽으면서 성에 대해 알아가고자 한다.
내 몸에 대해 잘 알고 사랑하면 다른 이의 몸도 함부로 할 수 없다. 천천히 자기사랑을 하는 법을 같이 배우려한다.. 무엇보다
소중한 나 자신에 대한 존중감이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자기 힘을 가질때 남도 도울수 있다..
2007.6.15 금요일
씨름판에서 모여 줄넘기를 한다. 모래판이라 좋단다. 다들 줄 한번 잡겠다고 하지만 잘 돌리는 건 쉽지않다. 재우는 계속 자기만
하겠다 해서 아이들이 소리지르고 홍석이도 돌려보지만 줄이 안돌아가 못하니 금방 내려놓는다. 그래서 줄 높이 뛰기를 하자해서 다들
열심이 다. 줄 잡는 사람도 홍준이까지 쉬우니 신나게 뛰어넘는다. 줄 하나 가지고도 재밌다.
물먹으러 가다가 보니 사슴벌레가 참나무에 있다. 아이들이 와 하니 조용히보자했다. 사슴벌레를 잡으려는 아이들,, 그냥 보고
두자하니 혜빈이 정민 나뭇잎까지 가져와 숨긴다. 오빠들한테도 알리지 말자하며-알리면 다 잡아가니- 말이다 그래서 비밀로 하고
매일 와서 보기로 했다. 시골 학교라 이런 곤충들을 볼수 있으니 참 좋은 환경이다. 큰 나무아래 모여 숨박꼭질하며 풀밭에서
뛰노는 이 경험들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좋은지 모른다. 자연속에서 숨쉬는 이 공간들이 늘 고맙다. 내가 어렸을때 놀던 무덤가처럼
아이들도 행복한 추억으로 남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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