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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쓰는 편지
작성자 정다영 등록일 13.11.13 조회수 369
첨부파일

<딸에게 쓰는 편지>

 

세 번 째 쓰는 편지

 

옥천여자중학교

3학년 정다영의 어머니 박 찬란

 

아가, 춥지?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걱정이네.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따뜻하게 잘 입고 다니렴.

지금 이 시간, 학교에서 한창 공부 하고 있을 우리 다영이. 엄마는 다영이의 중학 생활을 뒤돌아보며 지금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단다. 오늘 쓰는 편지가 세 번 째 편지. 첫 번째 편지는 다영이가 1학년 일 때 이 엄마가 쓴 큰 나무는 큰 그늘을 만든단다였고, 두 번째 편지는 다영이가 2학년 일 때 이 엄마가 쓴 뿌리 깊은 나무는 사춘기에 흔들리지 아니할 새였지. 그 두 장의 편지에는 우리 다영이 이름을 안 밝히고 아가라는 호칭으로만 썼는데, 다영이가 그 아가라는 호칭을 지적하는 것을 듣고 이번 편지에는 아가가 아닌 다영이라고 정확히 불러본다. 마음에 들지? 중학교에 입학해서 3년 동안 한 해 한 해 성장해 가는 우리 다영이의 모습을 보며 이 엄마는 참으로 흐믓하고 자랑스러웠단다. 그리고 우리 다영이를 따라서 3년 동안 이 엄마도 같이 성숙해지는 것을 느꼈어. 이 엄마는 다영이 엄마로서의 나이가 16살이야. 우리 다영이가 태어나면서 이 엄마도 다영이의 엄마로 성장해 나아갔거든. 우리 다영이의 나이가 방년 16. 이 엄마의 다영이 엄마로서의 나이도 방년 16. 그렇게 따지자면 우리는 동갑내기 친구네? 그래서 잘 통하는 걸까? 다영아, 중학교 3년 동안의 학교생활을 훌륭히 잘 마무리해 줘서 참 고마워. 늘 건강하고 성실하게 학교생활 잘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친구들과도 잘 지낸 우리 다영이. 이제 졸업을 맞이하여 학교생활을 잘 해 낸 다영이를 마음 깊이 칭찬해 주고 마음 깊이 축복해 주고 싶구나. 우리 다영이의 앞날에는 언제나 사랑과 행운과 축복만이 가득하기를. 인류의 삶에 보탬이 되는 인물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지난 주 학교 축제 때 우리 다영이의 피아노 독주를 들으면서 참 행복했어. 우리 다영이가 연주하는 쇼팽의 즉흥환상곡은 언제 들어도 멋져. 오른 손 왼 손이 교차되고 엇박자가 많고 빠른 즉흥환상곡.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발달한 사람만 칠 수 있다는 대곡이라니. 참으로 멋진 연주였고, 놀랍고 행복하게 잘 들었다. 고마워. 지난 11년 동안 피아노를 치면서도 늘 즐겁고 신나게 연습을 했던, 의지와 끈기와 노력의 여학생. 아름다운 선율로 듣는 이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준 다영이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이제 다음 주 금요일에 과학고 최종합격자 발표가 나는구나. 열심히 노력했고, 간절히 소망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입시 준비를 하면서 이래저래 속상해 하며 눈이 퉁퉁 붓도록 울던 다영이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으리라고 믿는다. 이제 행복했던 여중 생활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시작을 찾아서 발걸음을 옮겨야할 때가 되었구나. 모쪼록 우리 다영이가 원하는 대로 계획하는 대로 모든 진로가 척척척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고맙다 다영아. 엄마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맙고, 늘 분별력 있게 훌륭한 성품으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줘서 고맙고, 무엇보다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서 고마워. 11월의 마지막 날에 친구들을 불러서 우리 집에서 놀고먹고 같이 잔다고 했지? 엄마가 맛있는 거 많이 준비해 줄게.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우리 딸. 늘 건강하렴. 이 땅의 딸들에게 축복을. 특히 사랑스런 옥천여자중학교의 모든 딸들에게 축복을. 신의 가호가 항상 함께 하기를. -단풍이 예쁜 늦가을 날에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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