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박찬란(23정자영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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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성장 | 등록일 | 12.10.09 | 조회수 | 26 |
딸에게 보내는 편지 - 뿌리 깊은 나무는 사춘기에 흔들리지 아니 할 새 옥천여자중학교 학부모 박 찬 란 아가, 지금 이 시간, 우리 아가는 체육관에서 열심히 ‘차차차’를 추고 있겠지? 체육 시간의 수행평가라고 의상까지 갖추어서 들고 간 아기. 군대 간 오빠의 검은 남방과 하얀 넥타이를 빌려서 입고 빌려서 메고 열심히 ‘차차차’를 추고 있을 너를 생각하니 귀엽기만 하다. 아가, 오늘 엄마는 학부모 연수가 있어서 우리 딸 학교의 과학관에서 강의를 들었어. 청주에서 오신 김영랑강사님의 ‘자녀와 필(feel)이 통하는 엄마 되기’라는 강의였는데, 두 시간 가량의 강의를 메모를 해 가며 들으며, 이제까지의 육아방식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고, 육아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더 알게 되었고, 앞으로의 부모 역할에 대해서도 더욱 더 잘 알게 되었어. 강의를 들으면서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우리 딸과 feel이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딸의 생각은 어떠니? 궁금하구나. 그런데 강사님이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숙제를 내 준 게 있단다. ‘우리 아이의 장점 20가지 써보기’. 그래서 엄마는 집에 오자마자 열심히 우리 딸의 장점을 쓰기 시작했지. 그런데 쓰다 보니 우리 딸의 장점이 20가지가 넘더라고. 그래서 그만 써야하나 어쩌나 하고 고민하다가 그냥 더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어. 열심히 쓰다 보니 50가지가 넘더라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 냉장고에 붙여 놓았으니 이따가 학교 갔다 오면 보렴. 너의 장점 중에 가장 먼저 쓴 건 뭐냐고? 그건 바로 ‘건강하다’야.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춘기 아이. 아가, 그렇구나. 우리 딸이 지금 한창 사춘기의 절정 속에 놓여 있구나. 어떻게 알았냐고? 에이, 엄마도 아이였잖아!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었단다. 사춘기의 터널을 지나 성숙되어지고 다듬어져서 지금의 엄마가 된 거지. 우리 딸의 사춘기를 들여다보니 엄마의 사춘기 때랑 비슷한 점이 많네. 부모님을 따라서 어디 가는 것을 싫어하고, 방문 닫아걸고 혼자 있고 싶어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고, 예쁜 옷을 보면 무한정 사고 싶고, 진로에 대한 고민과 성적에 대한 고민, 외모에 대한 고민과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 등등.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 나만은 절대 다치지도 않고 죽지도 않을 것 같은 마음. 천상천하유아독존 같이 느껴지는 존재. 전생에 공주였을 것 같은 존재. 지금도 사람들에게 돋보이고 우러러 보이고 싶은 존재. 때로는 괜히 나약하게 슬퍼지기도 하고, 때로는 괜히 또 뭔지 모를 용기와 희망이 불쑥불쑥 솟아오르기도 하고, 인생이라는 것이 회의적이기도 했다가 장미 빛으로 보이기도 했다가. 하지만 아가, 이거 하나만 꼬옥 기억하렴. 뿌리 깊은 나무는 사춘기에 흔들리지 아니한다는 것. 꼭 해야 할 일과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하고, 어른을 공경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학업에 힘쓰며,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다듬고 가꾸어가야 한다는 것. 그런데 아가야, 사춘기의 방황 속에서 네가 가끔 넘어지고 휘청거린다고 할지라도 이 엄마와 아빠가 조용히 너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렴. 아기 때와는 달리 이제는 너의 선택과 실천으로 너의 삶의 방향을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일어서야 할 때가 온 거야. 가족의 사랑이라는 깊은 뿌리를 땅 속 깊이 뻗어 내리고, 꿈 너머 꿈을 꾸는 포부와 용기의 자양분을 빨아들여서 커다란 나무가 될 너를 향해 천천히 당당하게 의심하지 말고 나아가렴. 좋은 사람들이 이끌어 가는 이 세상은, 항상 너의 편이 되어 주고 너를 응원하며 너를 굳게 믿는다는 것을 기억하렴. 사랑한다 아가야, 어린아이도 아니고 다 큰 어른도 아닌 중간에 낀 주변인인 사춘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하고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또한 나라와 사회에 자랑스러운 그런 인물이 되어주렴. 뿌리 깊은 나무는 사춘기에 흔들리지 아니할 새, 중심 잘 잡고 꿈 너머 꿈을 향해 정진해 가려무나.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너를 힘차게 응원하며 언제나 네 편이고, 언제나 널 많이 많이 사랑한단다! 아자아자 우리 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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