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준호는 올해로 열네 살이 되었어요. 준호의 아빠는 준호가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고, 엄마는 몸 편찮아 병원에 입원하셨어요. 아무도 생활비를 벌지 못해 방세는 몇 달치가 빌려 있고, 초등학교 3학년 짜리 여동생도 준호가 돌봐야 해요. 물론 나라에서 주는 기초 생활 수급비가 나오긴 했지만, 그걸로 생활하기에는 빠듯했어요.

“안 되겠어.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생활비를 벌어야지.”

준호는 큰 결심을 하고 집 근처 신문 보급소르 찾아가 문을 두드렸어요.

“무슨 일로 왔니?”

준호는 신문 보급소 소장님께 일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준호의 사정을 듣고 난 소장님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요.

“준호야, 네 사정은 안됐지만 취직을 시켜 줄 수가 없구나.”

“왜요?”

“나이 때문이란다. 근로 기준법상 만 15세 미만은 일을 할 수 없거든.”
“소장님, 전 꼭 일을 해야 해요. 병원에 누워 계신 엄마 대신 제가 생활비를 벌어야 해요.”

그럴지 소장님은 준호에게 살짝 귀띔을 해 주었어요.

“그럼 고용노동부에 가서 ‘취직 인허증’을 받아 오렴. 그럼 일을 주마.”

“취직 인허증이오?”

“그래, 너처럼 꼭 일을 해야 할 사정이 있는 청소년을 위해 취직 인허증을 발급하고 있단다.  그게 있으면 만 13세 이상은 취업할 수 있어.”

준호는 곧바로 고용노동부에 전화를 걸어서 어떻게 해야 취직 인허증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 봤어요. 얼마 후 준호는 신문 배달을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만 15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일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 놓은 것은 청소년의 인권으 보호하기 위해서예요. 하지만 만 16. 17세가 되면 보호자의 동의를 받고 일할 수 있어요. 만 18세 이상은 자기 마음대로 일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