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년 전에는 우리나라에 초가집이 많았어요. 그런데 왜 초가집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을까요?

1967년의 어느 날, 국회 의원들이 모여 회의를 했어요.

“지금 농어촌의 주거 환경은 너무 열악합니다.”

“맞습니다. 주거 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법이 필요합니다.”

“우선 초가지붕을 기와지붕이나 슬레이트(시멘트와 석면을 등을 섞어 만든 얇은 판)지붕으로 바꾸는 법을 만드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1967년 ‘농어촌 지붕 개량 촉진법’이 탄생했어요. 도시에 비해  뒤처진 농어촌의 주거 환경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한 법이었지요. 정부에서는 새로운 법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렸어요.

“이제 초가지붕을 기와지붕이나 슬레이트지붕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이때부터 농촌과 어촌에서는 초가지붕을 없애기 시작했어요. 물론 이 작업이 한꺼번에 이루어진 건 아니에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바뀌었지요.

그리고 1990년대에 이르자 우리나라의 농어촌에서는 초가집은 거의 사라

졌어요. 그러자 국회이원들은 다시 회의를 열었어요.

“이제 초가집이 거의 사라졌으니 농어촌 지붕 개량 촉진법은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이 법은 아예 없애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결국 농어촌 지붕 개량 촉진법은 1995년 사라졌어요.

이처럼 법에도 일생이 있어요. 법도 사람처럼 태어나서 어느 기간 동안 살다가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지요. 또 새 법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그 법이 적용되는 건 아니에요. 국민들에게 새로운 법의 내용을 알리고, 혹시라도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고쳐야 하니까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해요. 이 기간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