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녀간 대화가 위기의 아이를 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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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미정 | 등록일 | 12.04.30 | 조회수 | 245 |
부모, 자녀간 대화가 위기의 아이를 살린다
유쾌한대화연구소 이정숙 대표는 “내 아들도 학교폭력 피해자였다”고 고백한다. 그녀가 한창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시절, 아이는 매일 급우들에게 맞고 다녔다. 반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이 이유였다. 축구 경기에 끼지 않겠다고 했다가 맞았고, 수업시간에 질문을 많이 해서 그로 인해 수업을 늦게 끝나게 한다고 맞았다. 이 대표는 그 사실을 아들과 함께 미국 유학을 떠나서야 알게 됐다. “미국에 오더니, 한국에는 돌아가기 싫다고 하더군요. 그제야 자신이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털어놓았어요. 엄마가 걱정할까 봐 말을 안 했다고 하더군요. 그 후유증이 꽤 오래갔어요. 자신을 때린 학생들을 마음 깊이 증오했죠. 그러다 방학 때 한국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 친구들을 찾아갔는데, 가해 학생들이 더 이상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그 일을 계기로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했죠.” 이 대표는 20여 년간 KBS 아나운서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시간주립대학 국제전문가 과정에서 스피치 이론 및 국제관계를 공부하고 돌아왔다. 그 후 전직 대통령 남북회담 및 장관 청문회 코칭, 대기업 임원 스피치 코칭 등 주로 기업체를 대상으로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두 아이를 기르는 엄마로서, 더욱 근본적인 교육은 어릴 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부모와 자녀의 스피치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조선교육문화센터에서 ‘부모·자녀 교육법’ 수업을 맡고 있다. “육아는 대화법이 전부예요. 아이가 어떻게 자라느냐 하는 문제는 엄마의 입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부모의 말은 아이에게 열등감을 심어줄 수도, 자신감을 심어줄 수도 있어요.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폭력적인 언어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폭력에 내성이 생겨요. 아이들은 모방심리가 있기 때문에 다른 아이에게도 똑같이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거죠.”
이정숙 대표는 “학교폭력은 되도록 빨리 발견해서 상처를 더 입기 전에 해결하는 것이 좋다”면서 “부모의 관심만이 아이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려움에 처해도 부모에게 쉽게 도움을 청하지 못해요. 대화가 단절된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죠.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는 자녀와 대화하는 법을 몰라요. 배울 기회가 없었으니까요. 아마 부모들도 자신의 부모와 대화를 제대로 못 하고 자라왔을 거예요. 대화법은 대를 이어 배워나가는 겁니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그 중간쯤의 위치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고민에 빠진다. 이때 필요한 것은 부모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하는 공감이다. “아이를 어른의 시점으로 봐서는 안 돼요. 아이들은 완성으로 향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엉뚱한 행동, 일탈 행동을 할 수 있죠. 그런 행동을 꾸짖기보다는 ‘나도 너만 할 때 그랬어.’라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해요. 부모가 자신의 실수담을 많이 이야기할수록 좋습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공부해라.’가 아니라, ‘공부하기 싫지? 나도 너만 할 때 교과서 사이에 만화책 넣어놓고 읽고 그랬어. 그런데 그렇게 해서 떨어진 실력은 영 회복이 안 되더라.’라고 말하면 어떨까요?” 대화를 할 때는 아이의 얼굴을 똑바로 봐야 한다. 얼굴 표정을 살펴야 아이의 상태가 어떻고, 또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알게 된다. “얼굴을 보고 대화하지 않으면 아이가 진짜 고민이 있는지, 없는지 몰라요. 부모가 걱정할까 봐 말을 못 해도 얼굴에는 다 드러나죠. 고민이 있는 아이들은 굉장히 어두운 얼굴로 다니거든요.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보면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어요.”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분신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아이의 감정이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이것 역시 대화법을 통해 드러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몇 시간째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하자. 대부분의 부모들은 “게임 그만하고 공부해!”라고 말할 것이다.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 지시다. 부모에 대한 반발심만 키우기 쉽다. 그러나 “게임 몇 시까지 할 거야? 숙제 안 해도 돼?”라고만 바꿔 말한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행동에 일일이 간섭해야 아이가 잘될 거라고 생각해요. 천만의 말씀이에요. 간섭한다고 잘되는 것도 아니고, 방치한다고 잘못되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부모의 간섭은 아이에게 모두 잔소리로 들리기 때문에 반항하느라 반대로 행동하기 쉽죠. 아이들에게 사감선생이 아니라, 친구가 되어야 해요.” 그렇다고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대로 마냥 놔두라는 것은 아니다. 이정숙 대표는 “따를 수 있는 규율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아이가 도저히 따를 수 없는 규율을 만들어놓는다면 부모와의 갈등만 커질 뿐이다. “한번은 유태인 가정에 인터뷰를 간 적이 있어요.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찍는데, 부모가 아이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겠니?’라고 묻더군요. 아이는 싫다고 했고, 부모는 ‘사진은 우리 부부만 찍자’고 하더군요. 아이에게도 판단을 하게 하고, 절대 강요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6세 이전에 자아가 형성돼요. 6세까지는 엄격하게 키우되, 그 이후에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세요. 이것이 유태인 교육의 핵심이죠.” 이 대표는 ‘부모·자녀 교육 대화법’ 수업 중 롤플레잉 시간을 갖는다. 부모가 자녀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자녀가 되어 야단을 맞은 부모들은 대체로 “기분이 나쁘다”고 표현한다. 심지어 우는 엄마들도 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지 않으면 모르는 기분이다. 아이에게 “미안하다.”라고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도 한다. “아이와 대화거리를 만드는 것도 필요해요. 온종일 학교 다니고 학원 다니느라 부모와 보내는 시간을 내지 못하는 아이들은 그만큼 부모와 공유하는 문화가 없어요. 주말에 영화관이나 미술관에 함께 다니면서 이야깃거리를 만드세요. 엄마가 지도할 수 있는 부분은 직접 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를 학원에 맡겨놓고 알아서 잘할 거라고 믿는 건 일종의 배임 행위에 해당하죠.”
01 적당히 말을 삼켜라 자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다 한다면 아이는 그것을 잔소리로 받아들이기 쉽다. 때문에 정작 중요한 말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을 적당히 가려 해야 말에 힘이 실린다. 화가 날 때는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좋다. 중립적인 표정과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이야기를 전한다. 02 자녀의 체면을 살려줘라 부모에게 잘못을 지적당하면 아이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자꾸 잘못을 지적하고 추궁하면 아이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된다. 잘못을 지적할 때 아이와 함께 해결책을 의논하면 아이의 체면을 살리고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03 자녀의 말을 충분히 듣고 이야기하라 아이들의 대화는 단편적이고 비논리적인 것이 특징이다. 몇 마디 말을 듣고 자녀의 말을 다 이해했다고 착각하고 말을 하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다. 자녀의 말을 충분히 귀담아 듣고 이해한 다음 이야기할 것. 속마음을 알고 싶다면 ‘왜’나 ‘어떻게’와 같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열린 질문보다 상황에 대한 아이의 기분을 물으면 보다 많은 내용을 들을 수 있다. 04 ‘나’ 메시지로 감정을 표현하라 자녀에게 부모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느끼는 감정을 머리로 이해하며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감정을 전달할 때는 아이를 주어로 해서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지 말고, 부모 자신을 주어로 삼아 그 일로 인한 감정을 이야기한다. 자녀의 어떤 행동으로 인해 부모가 어떤 감정을 갖게 됐고, 그 결과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를 표현한다. 이를 위해 부모는 본인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그러면 감정을 가라앉히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아이 역시 무엇이 정확하게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를 알 수 있어 반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05 잘못을 사과하라 자녀에게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실수를 인정하고 빨리 사과한다. 부모의 사과를 받은 자녀는 상하관계가 아닌 평등한 관계에서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부모에게 존중받는 느낌을 받는다. 대화 도중에 받은 감정적 상처도 치유할 수 있다. 06 대화 중 자녀의 신호를 살펴라 대화 도중 자녀의 심리 변화를 읽어내고 그에 따라 대화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자녀가 딴청을 피운다면 이야기가 듣기 싫거나 부모와 생각이 다르다는 뜻이다. 자녀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몇 번을 얘기해도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면 다른 일에 신경을 뺏겨 대화하기 좋지 않은 상황일 수도 있다. 반면 아이가 자신의 고민이나 미묘한 감정을 이야기한다면 감정의 소통이 잘 이뤄지는 상황이므로 대화를 이어나가도 좋다. 출처
《현명한 부모가 꼭 알아야할 대화법》(신의진, 걷는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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