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젖소가 200ml 우유 78만개 만들었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그는 1998년에 태어났다. 이름은 상원 윌 103호. 주인은 그냥 '103호'라 불렀다. 아빠는 농협이 수입해온 '씨수소'다. 평생을 경기도 이천서 살았다. 14년 동안 새끼를 낳고서 우유를 생산하는 게 일상사였다.
이런 삶을 평가받아 트로피까지 받았다. "니가 바로 한국 최고의 젖소다"라는 공인을 받은 것이다.
25일 농협 젖소개량사업소가 발표한 생애 우유 생산량 1위는 그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말까지 우유 15만6천615kg를 만들어낸 공로 덕분이다.
200ml 팩으로 따지면 78만개 분량이다. 서울 초등학생 54만명 모두에게 1.5개씩 나눠줄 수 있는 양이다. 살아있는 국내 젖소 가운데 우유 다산왕이다.
103호의 주인 이전배씨는 입이 귀에 걸렸다. "어렸을 때부터 덩치가 크지도 않았는데도 부지런해서 항상 뭘 찾아 먹고 다니더라고요. 걔만 따로 뭘 주거나 한 것도 아닌데…"
젖소의 우유는 출산 이후에야 나온다. 통상 젖소는 2~3번 새끼를 낳는다. 그리고 죽는다. 평균 수명이 4년이다. 103호의 다산 비밀은 여기 있다. 103호는 여태까지 9번을 낳았다. 지금도 임신 중이다. 10번째 새끼는 8월에 분만할 예정이다.
"올해까지 치면 벌써 생산량이 16만kg을 넘었을 겁니다. 저한텐 복덩이지요. 집에 가면 '특식'이라도 해줘야겠어요."
농협이 발표한 올해의 생산 1위는 강원도 횡성 대광목장의 517번소였다. 작년 한 해 2만1천395kg의 우유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젖소는 마리당 연평균 산유량이 9천672kg으로 국제가축기록위원회 46개 회원국 중 3위라고 농협이 밝혔다.
연합뉴스 201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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