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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괴 소년
작성자 김윤서 등록일 14.06.14 조회수 77

 분명 그건 꿈이 아니었다. 실제였고 사실이였다. 영화에나 나올법한 요괴가 바로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는 건...

 "네가 날 불렀잖아."

 "뭐라고?"

 왜소해 보이는 남자 아이가 자신을 요괴라고 소개하고 기분 나쁘게 웃어댄다. 경호는 갑자기 벌어진 일에 이해가 안 간다.

 "난 네가 원하는 모든 걸 들어주려 왔어."

 잠시 눈을 돌린 사이 그 아이는 사라지고 없다. 꿈이겠지, 꿈이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죽는다. 경호는 울지 않는다. 경호에게 아빠는 술만 먹는 싸움꾼이었다. 그도 그랬듯이 항상 집에만 오면 술기운을 품고 경호를 때렸고 경호는 묵묵히 맞아냈다. 그럴수록 더 강해져만 갔다. 그런 아빠를 이제 보지 않아도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아빠를 죽였어."

 요괴가 다시 왔다.

 "대학생으로 변해 발로 차고 죽였는데 비는 꼴이 정말 우습더라."

 아빠가 비는 모습,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려지지 않았다. 그렇게 강한 사람이...

 "네가 원했잖아."

 "아니야. 난 그런 적 없어."

 "말했지? 난 네가 원하는 걸 들어줄 꺼야."

 경호는 퇴마사를 만나게 된다. 퇴마사는 그 요괴를 물리치려 왔다고 한다. 하지만 경호는 요괴 소년에게 호감이 간다.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왜 요괴가 됐는지까지.. 퇴마사는 요괴 소년을 약점을 이용한다. 바로 그의 '아빠'였다. 요괴 소년은 아빠를 보자 벌벌 떤다. 아빠는 유령이었다. '아빠'는 요괴소년이 집에 불을 질러 죽인 것이었다. 경호는 요괴 소년의 마음을 안다. 알기에 더 측은해졌다. 경호는 퇴마사에게 부탁한다.

 "저 놈을 도와줘. 내가 해결할게."

 결국 퇴마사는 그를 놓아준다. 경호는 요괴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 때였어. 내가 요괴가 된건. 나는 언제나 아빠한테 맞았어. 그 날로 방에 꽁꽁 숨어 있었어. 그 때 난 요괴가 됐어. 탈 수 있는 모든 물건에 불을 질렀어. 그런데 넌 달라. 엄마가 널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넌 엄마를 사랑해. 넌 요괴가 되지 않을 꺼야."

 요괴도 본디 사람이었다고 한다. 한이 맺혀서 맺힌 한이 넘쳐올라서 만들어진 것이 요괴라고 한다. 요괴 소년은 스스로 퇴마사에게 붙잡혀서 긴 여행을 떠난다.

 요괴 소년의 진실을 알게 되자 요괴 소년이 가여웠다. 죄 없는 소년을 요괴로 만든 건 무책임하고도 무자비한 그의 아빠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따뜻한 둥지에서 지냈더라면 추락하지 않고 비상하게 날개짓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조금만,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한 명의 희생자라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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