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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 명혜를 읽고
작성자 박채니 등록일 14.03.22 조회수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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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부터 엄마는 괴로운 숙제를 내시곤 했는데, 영화나 연극, 책을 보고 난 뒤에는 꼭 느낌을 그림으로 물으셨다.

조금 지겹고 짜증이 났지만 3학년 겨울방학 때, 「레미제라블」을 보고 엄마가 느낌을 묻기도 전에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끈 자유의 여신’이 생각난다고 대답한 뒤부터 엄마는 더 이상 내 느낌을 묻지 않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후부터 어떠한 작품을 보고 나면 다른 명화가 떠오른다.

얼마 전 보았던 겨울왕국에서 엘사가 얼음궁전을 지었을 때는 가우디의 ‘파밀리아 성당 건축물’이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 생각났다.

명혜를 해밀 도서관에서 만났을 때는 앞표지 그림이 박수근의 ‘아기를 업은 소녀’가 생각나서 손이 저절로 뻗게 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부잣집 둘째 딸로 태어난 명혜는 그 시대의 딸이라는 이유로 꿈을 이루지 못할 뻔하였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자, 오빠가 3·1운동을 하다 죽음을 맞이하고서야 명혜는 의사가 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된다.

명혜는 어른들의 뜻이기 때문에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이 되면 결정하고 행동했다. 대단한 용기이다.

 

나는 책이 정말 좋다. 그래서 서점주인이 되려고 했었다. 도서관 사서도 되려고 했었다.

만약에 내가 죽고 나서 다시 사람이 아닌 그 무엇이 된다면 책벌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나의 꿈은 계속 바뀌고 있다. 아직 불분명한 내 꿈을 딱 말할 수는 없지만 명혜의 용기는 필요한 것 같다.

궁금증이 일었던 앞표지는, 명혜가 다니는 여학교에서 동대문 병원의 미국인 의사에게 통역 일을 해야 하는데 학교대표로 명혜가 통역관을 하게 되어 병원을 간 것이다. 그런데 그 곳에 피부병에 걸린 아이가 울고 있는데 모두가 피하기만 할 뿐 돌보아 주지 않자 명혜가 나서서 달래 주는 모습이었다.

얼마 전 뉴스에 의료파업을 한다고 응급실 환자도 돌보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았다.

열일곱 살 명혜에게 어른들도 배워야 할 점이다.

 

갑자기 예전에 엄마랑 보았던 명화집이 생각난다.

오랜만에 바쁜 우리엄마 꼬셔서 명화집을 들춰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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