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모콘 작동의 원리 과학의 세계 |
국내에서 처음으로 리모컨이 포함된 TV가 생산되었을 때의 방송 광고를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리모컨에서 레이저 광선 같은 것이 TV에 발사되면서 TV가 저절로 켜지기도 하고 꺼지기도 하는 것이었지요.
다른 기능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데, 리모컨이라는 기능이 하나 추가됨으로써 당시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전에는 로터리 방식이라고 해서, 채널을 손으로 직접 돌려야 했지요. 전원을 켜거나 끌 때, 채널을 바꿀 때, TV로 다가가지 않아도 되었으니 대단히 신기한 물건이었지요.
그렇다면 그 TV 광고 속 리모컨에서 발사되던 레이저 광선 같은 것은 무엇일까요? 물론 눈에는 보이지 않는 광선을 효과로 표현한 것이지만 그것은 적외선이랍니다. 그 중에서도 파장이 짧은 근적외선이죠.
태양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는 전자기파 형태입니다. 주로 전파와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X선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 가운데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무지개 색과 같은 '빨주노초파남보'의 색을 띄는 가시(可視)광선 영역뿐입니다. 적외선은 가시광선의 적색(빨강) 부분 바깥쪽으로,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리모컨에는 각 버튼마다 특정 주파수가 정해져 있어요. 가전 제품을 작동시킬 때, 미리 정해진 주파수의 적외선이 이들 제품의 적외선 수신부로 발사되는 것입니다. 리모컨의 앞부분에는 조그마한 전구가 달려 있는데, 바로 이 곳에서 적외선을 발사합니다.
또 가전 제품에는 리모컨 신호를 수신하는 센서가 달려 있어요. 이 센서는 각각 정해진 주파수의 적외선을 다시 전기 신호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합니다. 보통 리모컨에서 발사되는 적외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리는 수 m 정도입니다.
너무 먼 거리까지 영향을 미치면 다른 제품까지 작동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지요. 때때로 제품을 향하지 않고 벽을 향해 버튼을 누를 때도 작동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적외선이 벽이나 거울 등에 반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태양빛이 많이 들어오는 공간에서는 햇빛의 적외선과 리모컨의 적외선이 혼합되어 오작동이 일어나거나 작동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