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반 호랑이를 탄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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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상은 | 등록일 | 14.04.29 | 조회수 | 286 |
나의 할머니의 할머니인 노할머니는 나와 닮았다. 아주 어렸을 때의 일을 기억하는 점, 두 번째 발가락이 길다는 점, 이야기를 좋아하는 점들이 닮았다. 오늘도 노할머니는 나에게 옛날에 곧 아기를 낳을 큰 딸의 집으로 가다가 만난 호랑이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노할머니는 늦둥이 아들을 업고, 쌀을 한 짐 가지고 버스를 탔다. 그런데 갑지기 버스만한 호랑이가 나타났다. 모두들 무서워하고, 모두 죽을 거라고 하였지만 노할머니는 용감하게 나서서 호랑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호랑이가 배가 너무 고프니 버스에 탄 사람 중 딱 한 명만 달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말했다. 결국 신발 한 짝을 호랑이에게 던져 놓고 호랑이가 선택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노할머니 신발이 선택되었다. 어린 늦둥이 아들과 손자를 두고 가야하는 할머니도, 늦둥이 아들도, 다른 사람들도 슬퍼서 울었다. 그 걸 본 호랑이는 굶어죽은 자기 새끼가 생각났다. 그래서 할머니를 잡아먹는 대신 여러 사람들이 만들어다 준 떡을 먹고는 사라졌다. 노할머니가 백 살이 넘으셨는데도 고손녀인 ‘나’와 친구처럼 즐겁게 지내시는 것이 신기하다. 우리 할머니는 77세이신데도 나와 놀지 못하시는데 말이다. 그리고 노할머니의 옛날이야기는 그럴 듯 하면서도 뭔가가 엉뚱하다. 차가 없던 시절이라면서 갑자기 버스가 나타나고, 옛날이니까 호랑이랑 말도 나눌 수도 있었다고 하는 장면은 정말 웃겼다. 혹시 노할머니가 아프신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부러 ‘나’가 재미있으라고 그러시는 것 같다. 여하튼 호랑이가 노할머니를 잡아먹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오늘 나도 우리 할머니께 옛날이야기를 해달라고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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