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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편지 제54호(999칸 기와집의 진실)
작성자 신길순 등록일 14.02.27 조회수 169

 

<「Clean-충북교육」 청렴 편지 제54호 >

 

 

999칸 기와집의 진실

 

 

조선시대 연산군 때 이상한 소문이 퍼졌다.

 

한양 남산에 999칸의 거대한 기와집이 있다는 것이다.

 

이 소문을 듣고 기와집을 보기 위해 전국 팔도에서 사람들이 남산으

 

로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러나 풍문을 믿고 찾아온 사람들이 아무리 남산을 이 잡듯이 뒤져

 

도 999칸 기와집은 발견할 수 없었다. 오히려 거대한 기와집이 있음

 

직한 자리에는 가로 세로 두 걸음 정도의 단칸 오두막이 있을 뿐이었

 

다.

 

잔뜩 기대를 하고 찾아왔던 사람들은 허탈해 하며 발길을 돌렸다.

 

느 날 한 선비가 999칸 기와집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왔다. 그 역

 

시 허름한 오두막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가만히 오두막을 살펴보던 그는 깜짝 놀랐다. 쓰러져 가는 오

 

두막에 허백당(虛白堂)이라는 어엿한 당호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가 이웃 사람에게 집주인이 누구인지 물어보니 놀랍게도 당대 최고

 

의 학자이자 육판서를 두루 지낸 명재상 홍귀달이었다.

 

그는 오두막을 찾아가 홍귀달에게 절한 뒤 찾아온 까닭을 설명했다.

 

“항간에 한양 남산에 999칸의 기와집이 있다는 소리가 자자합니

 

다. 그런데 기와집은 없고 대감의 허백당이 있으니 이게 무슨 조화입

 

니까?”

 

홍귀달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마도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한 말이 잘 못 전해진 모양이네.

 

록 허름한 오두막이지만 내가 허백당에 누우면 999칸의 사색을 하고

 

도 여분이 남는다는 말을 자주 했거든.”

 

선비는 한 나라의 재상까지 지낸 이가 이토록 청빈하고 깨끗한 마음

 

을 지닐 수 있음에 크게 감탄했다.

 

출처 : 월간 좋은생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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