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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편지 39호(최부와 송흠)
작성자 신길순 등록일 12.12.11 조회수 204

 

최부와 송흠

 

조선 중종 때 최부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29세에 문과에 급제한 뒤 사헌부 감찰, 홍문관 수찬 등 주요 관직을 두루 역임했는데, 고관대신들의 비리를 거침없이 비판했던 언행으로 유명한 인물이었습니다.

당대의 대표적 청백리이자 모범적인 공직자였다고 할 수 있는 최부에게는 그보다 다섯 살 아래인 송흠이라는 고향 후배가 있었습니다. 송흠은 34세에 문과에 급제해 벼슬을 시작했는데 공직생활에 있어서는 최부와 거의 10년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송흠이 벼슬살이 초년에 말을 타고 서울에서 고향으로 부모님을 뵈러 왔습니다. 마침 이웃 고을에 최부가 귀향해 있음을 안 송흠이 말을 타고 선배를 찾아갔습니다.

후배 송흠을 반갑게 맞이한 최부는 송흠에게 서울에서 고향까지는 어떤 말을 타고 왔느냐고 물었고, 송흠은 나라에서 휴가차 오는 관리 에게 내주는 말을 타고 왔다고 했습니다. 최부가 그렇다면 집에서 여기까지는 어떤 말을 타고 왔느냐고 다시 묻자, 송흠은 같은 말을 타고 왔노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최부는 버럭 화를 내면서 공무로 타고 왔으니 서울에서 고향까지는 괜찮으나, 고향 집에서 자기 집까지는 사무(私務)로 온 일인데 왜 나라의 말을 타고 왔느냐고 꾸짖으며 상경하면 나라에 고발하여 처벌받게 하겠노라고 했습니다.

정말로 최부는 상경한 후 끝내 송흠을 고발해 벌을 받게 했습니다. 송흠은 비록 처벌을 받았지만 최부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때의 충고가 거울이 되어 공사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철저한 청백리로 존경받는 공직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부정을 눈감아 주거나, 충고와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남을 원망했던 경우는 없는지요?

최부와 송흠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 청백리 아침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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